이재명, 비명계와 '식사 정치'…'통합' 말하지만 '접점' 없어

비명계 "단순히 표면적으로 만나고 끝날 문제 아냐"
강성 지지층 반발·'중도보수정당' 발언·개헌 등 변수 남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2.2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이재명계(비명계)로 불리는 당내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통합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이지만 실질적인 '원팀'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대표의 '중도 보수' 선언으로 이념 논쟁 조짐이 보이고 '헌법 개정' 같은 구체적 사안에서 접점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비명계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하고 있다. 지난 13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시작으로 21일 박용진 전 의원을 만났고, 오는 24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 27일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만날 예정이다.

이 대표의 이같은 '통합 행보'는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대선에서 0.73%P 차이로 패배한 만큼 중도층 외연 확장을 통해 승부를 걸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 21일 박용진 전 의원을 만나 "공천 과정에서 고통받은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총선 당시 '비명횡사(비명계만 총선에서 불이익을 얻었다는 뜻)' 논란에 "위대한 국민과 당원의 뜻"이라고 선을 그었던 것과 대비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용진 전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2.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다만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통합 행보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비명계 인사들은 이 대표가 표면적으로 비명계와 만나서 통합을 말하지만 식사자리에서 말 몇마디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이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도 여전히 비명계에 대한 비판글이 잇따라 올라오는 상황에서 당내 균열이 제대로 봉합될지도 미지수다.

이 대표가 최근 "민주당은 중도 보수 정당"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는 점도 변수다. 중도층을 포섭하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반발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임 전 실장은 "민주당은 중도 보수 정당이 아니다. 이는 실용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고 (이재명) 대표가 함부로 바꿀 수 없는 문제"라면서 "설익은 주장은 진보 진영과의 연대를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총리도 "당내 동의 없이 당 정체성을 혼자 규정하는 것은 월권이다. 비민주적이고 몰역사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주당은 늘 경제적,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정당"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 대표가 과거 20대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도입하는 헌법 개정을 내세웠지만, 현재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는 태도에도 의심이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MBC '100분 토론'에서 '개헌 의지가 있냐'는 질문에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며 '선 내란극복, 후 개헌' 원칙을 강조했다.

비명계 전직 의원 모임 '초일회' 소속 양기대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의 개헌 반대는 정치적 계산"이라며 "국민과 나라를 위한 개헌 논의에 지금이라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한편 친명계는 '대연정'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지지층 확장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에서 "합리적인 보수 또는 중도 보수 분들까지 같이 해야만 국민 통합을 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꿈꿨던 대연정을 실현하면 좋겠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immu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