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측근 사망에…與 "현실판 아수라 끝내야" vs 野 "검찰 미친 칼질"

김기현 "李 둘러싼 죽음의 그림자에 섬뜩함 느껴"
울먹인 李 "압박 수사 때문이지 이재명 때문인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후 아래쪽을 바라보고 있다. 2023.3.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수=뉴스1) 김정률 강수련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모씨가 숨진 채로 발견된 것과 관련해 여야는 서로에게 책임의 화살을 돌렸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간접살인' 이라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 탓'이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대표는 10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를 제외한 오후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전씨의 빈소를 조문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검찰 수사로 잠시 멈춰 섰던 이 대표의 경청투어가 한 달 반만에 재개됐지만 뜻하지 않은 비보에 다시 멈춰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를 둘러싸고 있는 죽음의 그림자가 연속돼 있어 섬뜩한 느낌을 금할 수 없다"며 "민주당 대표로서 직무수행이 적합한지에 대한 심사숙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같은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벌써 5번째 (죽음) 같은데 3번째 관련된 분(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던 이모씨)이 돌아가셨을 때 이 대표에게 '간접살인'을 책임져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며 "그때 간접살인에 대한 책임을 지랬더니 이재명 후보 측에서 저를 허위사실유포죄로 거꾸로 고소한 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런 형태로 대처할게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들께 사죄하는 모습 보여야한다"고 압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전 성남시장과 관련한 관계인들이 왜 이렇게 5번째나 목숨을 버리는 결정을 하는지 이 대표의 입장을 좀 듣고 싶다"며 "본인(이 대표)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왜 측근들이 목숨을 버리는지 우리도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박대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5번째다. 무섭다. 더 무서운 것은 데스노트가 더 있느냐는 것"이라며 "5명은 무슨 잘못을 했나. 공통점은 이 대표와 엮였다는 것뿐이다. 의문사 진상규명위라도 설치해야 할까"라고 썼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현실판 아수라는 이제 끝내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는 방탄을 포기하고 당당하게 출두해 법원의 판단을 받으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 모든 걸 내려놓으시죠. 고인의 마지막 충언이다"라고 당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를 향해 "죽음의 행렬을 당장 멈춰야 한다"며 "정치고 뭐고 다 떠나서 인간으로서 더 이상의 희생은 막아야 할 책임이 이 대표 당신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3.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전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대표가 주재한 현장 최고위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 대표는 평소와 다르게 발언 순서도 가장 뒤로 미뤘다.

그는 전씨에 대해 "제가 만난 공직자 중에 가장 청렴하고 성실하고 헌신적이고 유능했던 공직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며 자랑스러운 공직 생활의 성과가 검찰 조작 앞에 부정당하고 지속적인 압박 수사로 얼마나 힘들었겠나"라고 울먹였다.

이 대표는 검찰을 향해 "그야말로 광기다.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아무리 비정한 정치라고 하지만 이 억울한 죽음을 두고 정치도구로 활용하지 마라.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인가"라고 항변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어제 억울한, 안타까운 죽음이 발생했다"며 "검찰의 가혹한 수사가 없었는지, 무리한 수사는 없었는지 검찰 스스로 밝히기 바란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좌시하지 않겠다"며 "전 당원이 똘똘 뭉쳐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의 폭압을 뚫고 끝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고인이 유서에 대표에게 정치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했는데 입장은 어떤가', '고인에게 마지막 연락을 받은 것이 언제인가', '앞으로의 정치일정 계획' 등을 묻는 말엔 침묵한 채 자리를 떠났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참으로 비통하다"며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야당 대표를 범죄자로 만들겠다는 검찰의 간악한 집착이 결국 황망한 죽음을 불러오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한 달여 만의 '경청투어'도 결국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일정을 전면 취소한 채 전씨 조문으로 대체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