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는 이재명-본투표는 윤석열…보수 사전투표 불신 영향도
관내사전투표→본투표 개함…尹, 초반 뒤지다 역전
호남 사전투표 비율 높고 대구는 본투표 비율 높아
- 유새슬 기자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10일 윤석열 당선인의 '신승'으로 막을 내렸다. 역대 최고치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사전투표와 본투표의 결과는 현저하게 달랐다는 점이 이목을 끈다.
윤 당선인은 전국 득표율 48.56%를 기록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47.83%)를 0.73%p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직선제 개헌 이후 최소 표차를 기록한 탓에 새벽 2시쯤 개표가 85.36%나 진행돼서야 '당선 유력'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개표 진행 상황을 돌이켜보면 초반에는 이 후보가 압도적으로 높은 득표율을 보이다가 개표율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격차도 함께 줄어들고 9일 자정쯤 윤 후보가 역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점에 주목해 사전투표에서는 이 후보가, 본투표에서는 윤 당선인이 큰 지지를 받았다고 분석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9일 오후 9시5분쯤 처음으로 개표율 현황을 발표했는데, 개표율 0.1% 가운데 득표율은 이 후보 62.6%, 윤 후보는 34.29%였다.
격차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줄어들었다. 개표가 4.08% 진행된 10시10분에 이 후보 득표율은 51.69%, 윤 후보 45.21%였다. 개표가 8.81% 된 10시40분에는 이 후보 50.12%, 윤 후보 46.68%로 좁혀졌다.
결국 개표가 4시간가량 진행된 10일 오전 0시31분, 개표가 50.59% 진행됐을 때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환호성이 쏟아졌다. 윤 후보가 48.30%로 이 후보(48.29%)를 처음 역전한 것이다.
이후 한동안 0.8%p에서 1.0%p 사이 격차를 보이다가 윤 후보는 최종적으로 0.73%p 차로 당선인 타이틀을 손에 쥐었다.
이번 대선 개표는 '관내 사전투표'함을 먼저 개함한 뒤 본투표함을 개함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개표 초반부에는 자신의 거주지 관할 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한 유권자들의 투표용지가 개표된 것이다. 이후 관할 투표소에서 이뤄진 본투표함이 열렸다.
자신의 거주지 관할 투표소가 아닌 곳에서 사전투표를 한 '관외 사전투표'는 재외국민의 투표와 함께 별도의 장소에서 개표작업이 이뤄졌다. 이 경우 투표용지를 우편 발송할 때 필요한 회송용 봉투를 찢는 작업이 먼저 필요한 탓에 개표 개시 시각은 관내 사전투표 개표보다 다소 늦다.
정리하면 개표 초반부에는 대부분 관내 사전투표 용지가 개표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본투표와 관외 사전투표 용지가 개표됐다는 뜻이다. 개표 초반부 큰 득표율 차이로 윤 후보를 눌렀던 이 후보는 관내 사전투표에서 그만큼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도 이 후보가 사전투표에서 다소 앞섰을 것이라는 통계적 분석에 기반해 득표율을 예측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보수 야권 지지층에서 부정선거와 관련한 불신으로 사전투표를 꺼리는 경향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한다.
2020년 4·15 총선 참패 이후 황교안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를 비롯해 부정선거 가능성을 주장하는 강성 지지자들이 많이 생겨났다. 국민의힘은 이를 의식한 듯 당 차원에서 대선 부정선거를 철저히 방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지지층에서는 제도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지역별 사전투표 비중이 확연하게 달랐던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4~5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전남 51.45%와 전북 48.63%, 광주 48.27% 등 호남 지역 투표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대구는 33.91%로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러 전남보다 17.54%p나 낮았다.
9일 진행된 본투표율까지 합산한 최종 투표율에서는 전남 81.1%, 대구 78.7%로 3.4%p 차이로 좁혀졌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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