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MZ정치인②] 세드리크 오 "'앙 마르슈' 성공은 청년 영입 아닌 변화 때문"
- 박재우 기자
(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미래를 위해 뭔가 바꾸고 싶다면 투표를 하고 관심 있는 분야에 헌신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미래를 결정하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를 찾은 세드리크 오(한국명 오영택) 프랑스 디지털경제장관이 우리 청년들에게 전한 말이다.
오영석 전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교수의 아들인 오 장관은 올해 38세로 프랑스의 유망한 청년 정치인이다.
그는 재무장관 보좌관으로 일하던 지난 2014년 에마뉘엘 마크롱 현 대통령을 만나 '앙 마르슈' 창당에 참여했고 2017년 대선에서 마크롱을 보좌해 대선과 총선 승리에 기여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만든 제3지대 정당 '앙 마르슈'는 2017년 대통령선거 당시 득표율 66.1%를, 그리고 총선에선 53%를 기록하며 원내 의석 308석을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프랑스의 젊은 정치인들을 대거 끌어 모은 '앙 마르슈' 돌풍의 한가운데 있었던 인물이 바로 오 장관이다.
오 장관은 "결과적으로 우리가 청년들을 많이 이끌어내긴 했지만 사실 우린 청년들을 영입하려고 노력한 게 아니었다"며 "우리가 그들에게 변화를 말하고 기성 정치인들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에 청년들이 많이 모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오 장관과의 인터뷰 주요내용.
-30대 젊은 나이에 장관이 됐다. 처음엔 사업가를 꿈꿨다고 들었는데, 정치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있다면.
▶2006년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도미닉 스트로스 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밑에서 인턴십을 했는데 그 당시 정당에 일하던 친구를 알게 됐다. 그 친구가 내게 2007년 예비선거에 참여할 생각이 있는지 물어봤는데 그게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다.
사회당 예비선거 때 6개월 간 일했다. 선거에서 진 뒤엔 3년간 컨설팅 회사에서 일했는데, 그러다 2012~14년엔 프랑스 재무장관 보좌관으로 근무했다. 프랑스의 항공기 엔젠 제조업체 SATCOM에서 일한 적도 있다.
재무장관실에 있었을 때 대통령 비서실 차장대리였던 마크롱 대통령을 처음 만났다. 당시 마크롱과 금세 친해졌고 2015년 말 그가 대선 출마를 결심했을 때 캠프에 합류했다. 캠프에선 회계를 담당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2017년 선거에서 당선된 뒤엔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맡았고, 이후 2019년 4월 장관에 임명됐다.
-우리나라 청년들은 높은 교육비와 주거비, 취업난 등으로 힘겨워하고 있다. 프랑스 청년들은 어떤가.
▶프랑스는 교육이 무료다. 우리 프랑스는 대학에 가기 위해 돈을 낼 필요가 없다는 게 굉장히 큰 장점이다. 그러나 프랑스 청년들은 여전히 2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첫 번째는 집값이다. 특히 파리 등 대도시 집값은 한국만큼은 아니더라도 프랑스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집을 구하는 일이 매우 어렵다.
두 번째는 높은 실업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더 나빠졌다. 청년들에게 인턴십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등 취업문제가 더 심각해졌다.
이게 지금 프랑스가 다뤄야 할 할 청년문제들이다. 정부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프랑스에선 청년들의 정치 입문이 쉬운 편인가. '앙 마르슈'의 청년 영입 전략은 어떤가.
▶우리 정당과 내각 모두 꽤 젊은 편이다. 의원들 중에서도 40%가 50세 미만이다. 내각의 평균 나이는 51세다. 청년 장관도 많다. 난 38세이고, 정부 대변인 가브리엘라는 30세다. 1950년 이후 최연소 장관으로 안다. 농업장관도 나와 비슷한 나이다. 마크롱 대통령도 당선됐을 당시엔 39세에 불과했다.
그러나 젊은 층 영입이 우리 당의 우선과제는 아니었다. 우리 모적인 전문 정치인이 아닌 사람들의 정계진출을 돕는 데 있었다.
프랑스에선 그동안 전문 정치인들이 오랫동안 정치를 해오면서 여러 문제를 일으켰다. 그러나 우리 관점에서 정치는 직업이 아니라 헌신의 영역이다. 그래서 우린 교사, 사업가, 변호사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 정치에 뛰어들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우린 새로운 인물들을 의회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전체 의원 300명 가운데 다선은 13~15명 정도이고, 나머진 모두 초선이다. 새로운 국회로 탈바꿈한 거다. 이는 프랑스 정치판을 새로 짠 것이기도 하다. 의회에 젊은이들이 많이 들어갔다.
일을 시작하면 실제로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린 계속해서 전문 정치인이 아닌 사람들의 정치참여를 이끌려고 한다.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당신이 추구하는 것에 헌신하라'는 말을 가장 먼저 전해주고 싶다. 이 세상엔 기후변화 등 우릴 위협하는 일들이 많다. 당신이 미래를 위해 뭔가 바꾸고 싶다면, 투표를 하고 관심 있는 분야에 헌신해야 한다. 정당이든 단체든 어딘가에 참여해 시간을 쏟아 부어야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미래를 결정하게 된다.
두 번째로는 여행을 많이 다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 조언은 프랑스인, 한국인, 미국인에게 다 적용된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린 어느 때보다 여행하기 쉬워진 환경에서 살고 있다. 우린 타국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고 언어를 배울 수도 있다. 우린 서로 연결된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면 이 일은 미국·중국·한국에도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한국에서 어떤 결정을 하면 이 일도 다른 국가들에 영향을 준다.
현재 우리 모두는 미·중 갈등 아래 살고 있다. 이 갈등을 완화시키는 방법은 서로를 더 잘 이해하는 거다. 그러지 않으면 계속 이런 갈등을 겪어야 한다. 여행을 해보면 다른 관점을 얻고, 다른 나라에 대해 이해하고, 다른 나라들이 시행하는 정책들을 알 수 있게 된다.
jaewo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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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대한민국 헌정사 최초로 30대 제1야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에 여당에서도 서둘러 청년 인사들을 영입하며 맞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20~30대 청년 세대의 중앙 정치권 진출은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로부턴 종종 들려왔던 소식이다. 이에 뉴스1은 해외 청년 정치인들과의 인터뷰를 시리즈로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