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순창의 5년 전처럼 고민할 것"…은퇴 아닌 재기 의지(종합)
2009년 재보궐·2016년 총선 '부활' 시점 언급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침잠의 시간 가질 것"
- 나혜윤 기자, 김진 기자
(서울=뉴스1) 나혜윤 김진 기자 = 21대 총선에서 5선의 꿈을 이루지 못한 정동영 민생당 의원은 20일 "겸허함에 충실하면서 10년 전처럼, 순창의 5년 전처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낙선의 아픔을 딛고 재기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물러나는 게 크게 뉴스가 되는 현실도, 부족한 저의 성찰의 대목"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침잠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자연인의 일상에서 시중(時中)의 뜻을 헤아리며 노력하겠다는 말을 쓰다 쓰다, 지우고 쓰다 지웠다. 죄송함으로 한없이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디, 공동체에 기여할 봉사의 길도 함께 찾겠다. '대륙으로 가는 길'을 여는 염원도 차분히 다듬어보겠다"며 "꽃이 지고 있다. 꽃이 져도 향기를 잃지 않는 길로 가겠다"고 했다.
정 의원의 언급은 그의 '정계 은퇴' 관측이 불거진 가운데 나온 것으로, 세간의 예측과 달리 재기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정 의원은 17대 대선과 18대 총선에서 잇달아 낙선한 뒤 미국에서 칩거하다 2009년 재보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 72%의 압도적 득표율을 받으며 여의도 정계에 복귀했다.
뒤이은 19대 총선과 재보궐 선거 당시에도 연달아 낙선했으나 고향인 전북 순창으로 돌아가 때를 기다렸고, 이후 '국민의당 돌풍'에 합류해 2016년 20대 총선에서 61%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정 의원은 앞서 올린 게시글에서 "돌아보니 늦봄, 꽃이 지고 있다. 고맙다. 미안하다"며 "그동안의 성원과 사랑에 감사드리고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간다"고 밝혀 정계 은퇴 관측에 불을 붙였다.
그는 "4년 전 이맘때부터 다당제의 꿈, 한국 정치의 새로운 길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저의 힘과 능력의 부족으로 좌초했다"며 "겸허히 받아드린다"고 했다.
이어 "저는 '빚진 자'다. 무한한 사랑과 성원에 힘입어 여기까지 왔다"며 "그 빚을 갚고자 마지막 봉사의 기회를 허락해주십사 부탁드렸으나 실패했다. 큰 사랑에 보답하지 못해 가슴 아프고 송구스럽다"고 썼다.
민주평화당 대표를 지낸 4선의 정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전북 전주병 민생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게 고배를 마셨다. 정 의원은 5만22표(32.0%)를, 김 당선인은 10만4039표(66.6%)를 득표했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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