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박·가박·곁박·홀박·용박…친박 족보 따져보니
누가 친박인지는 박근혜 대통령만 알고 있다?
- 서상현 기자, 김영신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현 김영신 기자 = 한자 '친할 친(親)'이 정치권에서 계보를 뜻하게 된 것은 노무현 정부에서부터로 알려져 있다.
열린우리당이 집권여당일 당시 친노(親盧)와 'DJ계'로 계파가 나뉘었고, 이는 친노와 반노(反盧), 그리고 다소 중립적 위치에 있는 비노(非盧)로 나뉘었다.
2007년, '친' 자(字)는 한나라당으로 유입된다.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이명박 후보를 미는 친이(親李)계와 박근혜 후보를 돕는 친박(親朴)으로 양분됐고, 이는 지금껏 이어져 온다.
이 중 친박계는 수많은 '계파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진화와 분화 과정을 거친다.
친이계는 2008년 정권 교체 이후 집권여당의 주류로 자리잡았지만 비주류가 된 친박계에서는 이탈세력이 나타나며 탈박(脫朴)이란 용어가 생겼다.
이후 18대 대선의 유력주자로 박근혜 당시 의원이 1강구도를 형성하자 주이야박(晝李夜朴·낮에는 친이계 밤에는 친박계)이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이때 친이에서 친박으로 넘어온 인사들은 월박(越朴)으로 불렸다.
현 김무성 대표는 이명박 정부에서 여당 원내대표로 나서려다 "친박에 좌장은 없다"는 박 대통령의 제지를 받았고, 이어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를 경제과학중심도시로 수정하려던 '세종시수정안' 정국 속에서 '수정안 조건부 찬성'을 주장하면서 탈박 인사가 됐다. 탈박인사 중에는 전여옥 의원도 대표적이다.
친이와 친박이라는 양대 계파는 18대 국회 말미에 친박의 세력 확대로 수적 우위가 달라진다.
친박계 내에서도 2004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시절 옆을 지키며 보좌했던 '원조친박', 2007년 박근혜 캠프에 합류했던 '핵심친박', 이 핵심친박과 친한 '범친박'으로 분화되는 것이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2004년 박근혜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원조친박이었고, 18대 국회에선 홍준표 대표체제의 와해를 이끌며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불러온 정권재창출의 공신이었지만 "제대로 된 보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쓴소리와 빨강을 상징색으로 하는 새누리당으로의 당명·색 개정을 반대하면서 친박에서 멀어진 케이스다.
친박계는 18대 대선에서 박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신(新)친박까지 가세해 여당 내 주류 다수파가 되지만 여당이 청와대에 상명하복하는 이른바 '청와대 파출소' 현상이 나타나면서 세력 이탈이라는 험로를 걷게 됐다.
이런 이탈 현상은 친박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주영 의원을 불과 8표차로 신승하고, 친이계에 가까웠던 정의화 의원이 신친박인 황우여 전 대표를 국회의장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꺾은 뒤, 김무성 대표까지 2014년 7월 전당대회에서 박 대통령이 민 서청원 최고위원을 이기면서 가속화했다. 이렇게 이탈된 이들은 비박(非朴)계로 불리게 된다.
그리고 지난 2월2일 유승민-원유철 조가 신친박과 친박핵심 조합인 이주영-홍문종 조를 누르며 원내지도부에 오르면서 비박계는 김무성계, 친유계, 범비박계, 중립소신파로 분화되기 시작했다. 친박이 집권여당의 주류이긴 하지만 소수파라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이는 그 뒤 각종 의원총회에서 정부와 청와대의 주문이 제동이 걸리면서도 재확인됐다.
큰 줄기는 이렇지만 친박 안에서는 소위 '웃픈'(웃기면서도 슬프다는 조어) 계파 파생어가 숱하게 나왔다.
복박(復朴)은 김 대표가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 선대위원장으로 돌아오면서 '돌아온 친박'이란 의미에서 나왔고, 신박(新朴)은 정권재창출에 혁혁한 공은 없지만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역할이 부여되면서 생겨났다. 곁박(곁불 쬐는 친박), 홀박(홀대받는 친박), 울박(울고 싶은 친박), 짤박(짤린 친박) 등의 용어는 그때그때 정가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최근 박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진실한 사람들만 선택해달라" "은혜를 잊지 않는 것이 은혜를 갚는 것" 등의 발언을 이어가면서 정치권에서는 진박(眞朴)과 가박(假朴)이 누군지 그 구분이 한창이다.
진박은 박 대통령의 국정 후반부를 국회에서 도울 이른바 박심을 얻은 호위무사를, 가박은 박심을 팔아 국회 입성을 시도하는 부류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박을 그래서 용박(用朴) 즉, 박근혜라는 이름을 악용한다는 것으로도 표현한다.
하지만 누가 진박이고 가박인지, 나아가 누가 친박인지 또는 아닌지는 본인들의 입이 아니라 오로지 박 대통령만이 알고 있다는 말이 정확한 듯하다. 정치권에선 친박의 용어 파생이 다분히 희화화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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