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후속법 점검] ② 게걸음 관피아방지법…'정피아' 우려도

김영란법 및 공직자윤리법이 핵심…여야 이견은 없어
여야, 8월처리 목표…정부조직법 등 돌발변수에 발목 가능성

편집자주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후 우리 사회는 법, 제도, 관행 정비에 나섰다. 차가운 바다에 293명을 묻고 11명은 시신도 찾지 못하는(15일 현재) 비극의 재발을 막고 살아남은 자들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다. 국회는 세월호 방지를 위한 각종 관련 법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여야는 곧 세월호특별법을 제정한다. 8월 국회에서는 정부조직법, 김영란법 등 세월호 참사를 낳았던 우리 사회 적폐를 해소할 법안들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에 뉴스1은 국회가 그간 준비해왔던 세월호 방지 후속 법안 제·개정 추진 상황을 점검한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안 제정에 관한 공청회에서 진술인들이 발언하고 있다. 2014.7.1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세월호 참사 이후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는 우리 사회 적폐의 대명사가 됐다. 여야는 관피아 방지 관련법 개정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요인 중 하나로 기업과의 이해관계로 밀착된 관피아들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관피아 척결'이 시대적 대세가 됐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5월19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담화에서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정상의 정상화 개혁을 반드시 이뤄내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끼리끼리 서로 봐주고, 눈감아 주는 민관유착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 내겠다"고 관피아 척결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현재 '관피아 방지'를 위한 핵심법안은 소위 '김영란법'으로 일컬어지는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이다.

2012년 당시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마련한 원안은 공직자와 그 가족이 100만원 이상 금품을 받았을 경우 대가성이나 직무 관련성을 불문하고 3년 이하 징역 또는 받은 돈의 최대 5배까지 벌금형에 처하고, 100만원 이하면 과태료를 물리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여야는 당초 지난 2012년 당시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마련한 이 법안과 관련해 '직무관련성' 등에 대한 위헌 소지, 적용대상의 범위 등에 대한 이견이 불거지면서 난항을 겪었다. 정부는 '직무 관련성이 입증됐을 때에만 처벌한다'고 변형시킨 정부 수정안(정부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다 최근 새누리당이 원안 처리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법안 처리에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

국회 정무위가 지난 10일 국회에서 개최한 '김영란법 제정에 관한 공청회'에선 '김영란법 원안'을 둘러싼 과잉처벌 및 연좌제 금지, 직업선택의 자유 등의 위헌 논란에 대해 참석한 전문가들 대다수가 ‘위헌 소지가 적다’는 쪽에 손을 들어주면서 여야의 이견도 좁혀졌다.

여기에 최근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이완구 새누리당,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간 청와대 회동에서 박 대통령이 김영란법 등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고 여야 원내지도부가 공론의 장 마련 등을 통해 오는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하면서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 여당 간사인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14일 뉴스1과 통화에서 "김영란법은 원안대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라며 "6월 임시국회가 끝나고 휴회 중이라도 7~8월에 법안소위를 집중적으로 열어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약속한대로 오는 8월 국회에서 본회의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영란법 적용대상의 범위를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에까지 확대하는 것을 놓고선 전문가들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이에 대한 여야간 절충은 아직 남아 있는 과제다.

김영란법과 더불어 '공직자윤리법'도 관피아 방지를 위한 주요 법안으로 꼽힌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담화에서 △퇴직 공무원의 취업제한 대상기관 확대 △취업제한 기간 연장 △취업이 제한되는 업무관련성 범위 확대 △취업이력공시제 도입 등의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취업제한 대상 기관 확대 △취업제한 기간 연장(퇴직 후 2년→3년) △취업이 제한되는 업무 관련성 범위 확대(퇴직 전 최근 5년간 속했던 부서 업무→기관 업무) △취업이력공시제 도입(퇴직 후 10년간 이력 공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여야는 퇴직공무원에 대한 취업 제한을 강화하자는 취지에 대해선 이견이 없어 개정안 처리 자체엔 큰 어려움은 없는 상황이지만, 국회 상황과 맞물리면서 제때 처리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특히 박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구체적으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처리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것도 법안 처리가 지연될 요인으로 작용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국회에 제출된 공직자 윤리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에 상정되지도 못한 상태다. 소관 상임위인 안전행정위원회가 법안소위 위원장 선임 문제를 둘러싼 여야간 이견으로 아직 구성조차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안행위 야당 간사인 정청래 새정치연합 의원은 통화에서 "아직 법안소위가 구성되지 못해 공직자 윤리법을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18일쯤 법안소위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단 새정치연합은 김영란법과 공직자윤리법을 연계해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영록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김영란법과 공직자윤리법은 서로 연결돼 있는 법"이라고 밝혔다.

안행위에서 처리해야 할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공직자윤리법 처리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야당은 박 대통령이 밝힌 해경 및 소방방재청 해체와 국가안전처 위상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공직자윤리법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와 정치권이 '관피아 척결'에만 방점을 찍다가 능력 있는 퇴직공무원의 민간 진출마저 원천적으로 막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관피아를 막다보니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정피아(정치+마피아)'와 '교피아(교수+마피아)'가 빈자리를 차지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여야 정치권이 시대적 과제인 관피아 척결과 퇴직공무원의 민간 진출을 어떻게 적절히 조화시킬 수 있을지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