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安 양보론, 정치적 경험·경륜 부족"
"安의 정개특위 해산 주장도 경륜 부족 여실히 드러내"
"김한길 대표의 햇볕정책 2.0은 좀더 가다듬고 연구했어야"
- 김현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이번에는 양보받을 차례'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 "안 의원의 정치적 경험과 경륜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안 의원이 양보한 것은) 안철수라는 개인이 박원순이라는 개인한테 양보한 것 아니냐"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안 의원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나오면서 박 시장에게 양보해달라고 하면 가능할 수 있는 얘기지만, 박 시장은 이제 공당인 민주당원으로서 서울시장을 하고 있으니 안 의원의 신당이 만들어지면 당과 당이 얘기해야 한다"면서 "안 의원의 얘기는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동안 안 의원의 (정치적) 템포가 너무 느리다고 했었는데, 이번엔 너무 빨랐다"면서 "지도자는 말을 할 때 혼자 생각하고 해선 안 된다. 그룹(에서) 'dision making(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안 의원이 전날(19일) 기자회견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공약 이행과 국회 정치개혁특위 해산 및 재구성을 촉구한 것을 거론,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은 나쁘다라고 얘기한 것까진 괜찮은데, 정개특위를 해산하라고 하면 전선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경험과 경륜이 부족하다는 부분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또 김한길 대표가 북한인권민생법 추진 등 '햇볕정책 2.0'을 내건 데 대해 "정치는 이슈를 자기가 리드해야 한다"며 "현재 민주당은 국정원 개혁이나 특검, 철도 파업 등의 이슈들이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햇볕정책이나 북한인권법을 들고 나와 2월 임시국회의 이슈를 새누리당에게 줬다. 새누리당이 북한인권법 등을 던졌을 때 우리가 받지 않으면 종북논쟁에 빠져들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햇볕정책 변화의 필요성 근거로 '북핵 보유'를 든 것에 대해 "북한은 햇볕정책 이전에도 핵실험을 했고, 햇볕정책 추진 과정에도 했으며, 상호주의를 추진했던 이명박정부 당시에도 핵실험을 했다"면서 "북핵과 햇볕정책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김 대표가 조금 더 가다듬고 연구를 한 뒤에 (이슈를) 던졌어야 했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전남지사 차출론'과 관련, "(주변에서) 중앙정치에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아무래도 불안하니 호남에 내려가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고 소개한 뒤 "정치는 생물이니 조금 더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호남에) 내려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거리를 뒀다.
다만 자신이 당내 전남지사 후보군 가운데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선거는 1등이 나가는 것이지, 2~3등이 나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이어 "(차출론이 나오면서) 뒷걸음친 사람들도 꽤 있는 것 사실"이라며 "안 의원측이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에 참여했던 참신한 분들을 많이 접촉하고 있는데, (내 차출론으로 인해) 다들 뒷걸음질 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북지사 선거와 관련해선 "강봉균 전 의원만 주춤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의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15대 총선 당시 3000표 차로 민주당이 떨어진 게 50석 정도"라며 "야권이 분열해선 앞으로 절대 정권을 가져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의원과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 "민주당은 지난 대선 때 문 의원이 받은 48%만 얘기하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됐을 때 새누리당 후보였던 나경원 전 의원이 받은 48%는 기억하지 못한다"며 "당시 선거의 제1등 공신은 이명박 대통령이었고, 그 다음은 나 전 의원이었다. 그런 조건에서도 나 전 의원이 받은 게 48%"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해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에서 통합진보당 후보가 8%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한 것을 언급, "비록 통진당 후보의 고향이었다 하더라도 이석기 의원의 사태가 극에 달했던 상황에서 받은 것"이라며 "수도권과 영남에선 3%의 자생적인 통진당 표가 있다고 봐야 하는데, 이젠 그 3%가 없이 새누리당과 대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6월 지방선거가 끝나면 엄청난 정치적 소용돌이가 올 것"이라며 "민주당도 그렇지만, 새누리당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든 안 되든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당내에선 문재인 손학규 정세균 상임고문 등이 (대선을 위해) 움직일 것이다. 그러면 새누리당내 대권주자들도 가만히 있겠느냐. 움직이게 될 것이고 그러면 복잡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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