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협위원장 놓고 집안싸움 '활활'…계파분화 신호탄?

김성태 "홍문종 날치기 밀실인사"…홍문종 "관례 따랐을 뿐"
지방선거 앞두고 친박 주류vs비박 비주류 기싸움 포석

폭언 파문에 휩싸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1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새누리당 사무처 노동조합은 이날 조직강화특별위원회 폭언 파문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김 의원의 당직 사퇴 및 당사 출입 금지를 주장했다. 2013.12.1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새누리당 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조직위원장) 선출을 두고 일어난 당내 갈등이 친박과 비박계간 감정싸움으로까지 커지고 있다.

친박계 사무총장의 활동에 대해 비박계 의원들이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양상이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당내에 잠재하고 있는 계파 갈등이 본격적으로 터져나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3일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한보그룹 출신인 이종춘씨를 강동을 당협위원장 단독후보로 면접을 진행하면서부터다.

당시 면접이 진행되는 당사 회의실에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구을)이 입장해 "시당위원장을 배제한 채 문제가 있는 인사에 대한 밀실면접을 중단하라"는 취지로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사무처 노조는 13일 성명을 내고 "국회의원이라는 특권에 젖은 김성태 의원이 회의장에 무단난입해 사무총장 및 조강특위 위원, 조직국장 등에게 폭언과 물리력을 행사했다"며 김 의원에게 △공개 사과 △시당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당직 사퇴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즉각 반박 기자회견을 열어 "당에서 IMF 사태를 촉발한 한보그룹 비리의 중심인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측근 인사를 서울시의 한 당협위원장에 앉히려고 해 시당위원장으로서 정당한 문제제기를 하기 위해서 갔던 것"이고 밝혔다.

김 의원은 "사고 당협이 발생할 경우에는 항상 공모 절차를 거쳐 해당 지역 조직위원장을 결정해왔다"며 "그런데 조직강화특위가 이번에는 무엇이 두렵고 부끄러웠는지 통상적인 절차조차 생략한 채 비공개로 날치기 면접을 진행하느냐"고 홍 사무총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 © News1

이에 대해 홍 사무총장은 이날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전임 당협위원장이 추천한 사람에게 특별한 하자가 없다면 후임 당협위원장으로 선임하는 게 관례"라며 "아직 당협위원장 선출 과정에 있지, 결론이 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홍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자기(김성태 의원)가 원하는 사람을 (당협위원장으로) 몇번 추천했으나 전임 위원장이 반대한 상황"이라며 "본인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았다고 해서 '밀실면접'이냐. 회의장에 난입한 분에게 욕을 먹고 당하기만 했는데 내가 사과할 일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강동을 당협위원장 후보인 이종춘씨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를 찾아 기자회견을 자청, "김성태 의원이 악성적인 음해를 유포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저는 정태수 회장의 최측근이 아니라 한보라는 회사조직의 한 사람일 뿐"이라며 "한보출신은 정치를 해서는 안되는 것인지, 이것은 연좌제도 아니고 도대체 무엇인지 김 의원에게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저를 지역주민이 반대하는 인물이라는데 그렇게 지역 여론을 잘 아시고 계시다면 다음 국회의원 출마하실때는 강동을에서 출마하시라"면서 "한번도 본 적 없는 분에게 이런 허무맹랑한 모함을 받는다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이씨의 기자회견에 즉각 발끈하며 "이씨는 한보비리 주역인 정태수 회장의 체납액을 처리하는 데에 앞장서야지 정치판에서 그런 얘길 할 계제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홍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전임 위원장이 추천했다면 부적절한 여론을 받는 사람을 서울시당과 사전협의도 없이 선임하느냐"며 "강동을 당협위원장에 대해 공모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재차 지적했다.

이같은 엎치락뒤치락 감정싸움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박 주류와 비박 비주류 간 대립이 표면화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의 경우 나경원 전 의원과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공모에 신청했는데 친박계는 지 전 대변인을, 친이계 등 비주류에서는 나 전 의원을 밀고 있다는 후문도 들린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협위원장이 지방선거에서 구청장 등의 공천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계파간 대립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친박계는 '자기사람'을, 비주류는 '자기지분'을 챙기려는 계산이 이번 갈등에 깔려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고 당협위원장은 전임 위원장의 추천에 따라 인선되는 게 관례였는데 김 의원이 오해를 한 것 같다"면서도 "홍 사무총장이 오해를 불식시키긴 커녕 논란을 증폭시킨 면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무처 노조가 이례적으로 현역의원을 '폭력의원'으로 규정하며 당직 사퇴 등을 요구하는 성명을 낸 데에는 홍 사무총장의 암묵적 승인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홍 총장은 사무처 노조의 성명 발표를 거듭 만류한 것으로 안다"고 말한 반면, 다른 관계자는 "홍 총장의 암묵적인 승인 없이 그런 논평이 나올 수 있었겠느냐. 노조의 논평은 매우 잘못된 처사"라고 주장했다.

집안싸움에 불이 붙자 당에서는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내일(월요일) 사실관계와 사건 실상을 알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한 고위 당직자는 "홍 사무총장과 김 의원의 대립으로 외부에 비쳐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양 측의 오해가 풀리도록 최고위원회 차원에서 언질이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eriwha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