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통성은 야당이 비판한다고 무너지는 게 아니다"

"朴 대통령의 선택, 제 머리로는 이해 안돼"
"국정원 대선개입, 당시 야당 기세 올랐던 선거 흐름과 무관치 않아"

여야가 국회 정상화에 전격 합의한 가운데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13.1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5일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과 관련, "정통성은 야당이 비판한다고 무너지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 의원은 이날부터 시판에 들어간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의 대선공작을 오히려 비호하고 두둔하고 있으며, 책임추궁을 못하도록 검찰을 억압했다. 그러고도 감당이 안 되니, NLL(북방한계선) 포기 논란을 재연하고 정상회담 회의록을 불법 공개하면서까지 국면을 호도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제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대선이 다가오면서 한쪽이 기세가 오르면, 다른 한쪽은 초조해지는 시점이 있기 마련"이라며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사건은 야권의 기세가 오른 당시 대선 흐름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범야권 단일후보가 되고 지지층의 결집으로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대선은 예측 불가의 상황인 듯 보였다"며 "한번 해 볼 만하다를 넘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야권에 팽배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초조해진 나머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면서, 불행이 시작되는 경우가 있고 거기서 우를 범하게 된다"며 "물불 안 가리고 무리하다가 결국 사건을 저지르고 마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봐 왔다. 국정원의 대선공작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투표를 코앞에 둔 지난해 12월 11일, 강남의 한 오피스텔이 선거의 마지막 핫이슈로 부상했다"고 언급하며, "박근혜 후보와의 TV토론회 때까지도 긴가민가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정원은 딱 잡아때고, 박근혜 후보도 정색을 하며 민주당의 '음해조작'이니 젊은 여성에 대한 '감금'이나 '인권유린'이니 단정하며 역공하는 상황이었다"며 "오히려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책임지라'며 저를 맹비난했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사실관계를 알지 못했던 제가 오히려 수세에 몰렸다"며 "TV토론 당일 밤늦게 박 후보의 주장에 맞춰 경찰의 수사 발표가 긴급하게 이뤄졌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일련의 과정이 모두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과정과 관련, "경쟁에 의한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게 가장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가서도 안 되면 제가 모두 양보해서라도 단일화 협상을 타결시킬테니 염려 말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결과가 됐다"며 "제가 그럴 의지가 없었던 게 아닌데도, 시간을 끌다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지난 대선에서 가장 후회되는 대목"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pj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