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안철수는 문재인을 지원하지 않았다" 책서 주장
"결정은 느렸고 행동은 소극적"
"무대 퇴장 과정 서툴렀고, 복귀시점도 너무 오래 끌었다"
"많은 사람들이 지지후보를 정하거나 바꾼 후 등장해 소극적으로 일관"
- 박정양 기자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민주당 후보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이었던 홍영표 의원은 1일 후보사퇴 선언 이후 당시 안철수 후보의 행보와 관련, 당시 선대위 한 인사의 말을 빌어 "안철수 후보는 자신이 사퇴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문 후보를 지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전날 자신이 펴낸 '비망록―차마 말하지 못한 대선 패배의 진실'이란 제목의 책(336쪽)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을 문 후보측 시각에서 서술했다.
그는 책을 통해 "(안 후보의)결정은 느렸고 행동은 소극적이었다"며 "사퇴한 이후에 지방으로 내려가 거의 열흘 동안 문 후보 지원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고 우리측을 만나주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또 "안 후보는 무대에서 퇴장하는 과정도 서툴렀고, 다시 무대에 복귀하는 시기도 너무 오래 끌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지지후보를 정하거나 바꾼 후에 다시 등장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공동신당 창당 추진과 그에 관한 전권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두 후보간 단일화를 "실패한 단일화"로 규정하며 "안철수 후보측은 처음부터 끝까지 공론조사와 같이 받아들이기 힘든 불합리한 제안을 두고 시간을 끌며 우리를 압박해 왔고, 민주당과 문 후보측은 이에 맞추어 계속 다른 수정안을 제시하며 어떻게든 접점을 찾으려 애썼다"고 밝혔다.
또 "그들은 처음부터 민주당 자체를 청산의 대상, 구태 정치의 근원으로 지목하고 있었다"며 "안 후보측은 민주당의 지도부를 배제하고 소위 '친노'로 불리는 후보의 측근들을 쳐내라고 계속해서 강요해 왔다. 마주보고 장기를 두는데 차 떼고 포 떼고 앉으라는 식의 태도로, 협상의 기본에도 어긋나는 매우 유감스럽고 불합리한 요구였다"고 밝혔다.
그는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안철수 후보 측의 태도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며 "협상팀은 벽을 마주하는 듯 막막함, 때로는 굴욕감까지 느끼며 협상을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또 안 후보의 사퇴 당일인 11월 23일 특사회담 당시 안 후보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이 전화여론조사에 의한 '지지도50% +가상대결 50%' 여론조사 방식을 제시하며 "회담도 토론도 필요없다. 일 점 일 획도 빼지 말고 안을 받아라"고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가 최종 사퇴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문 후보측 전략기획팀 관계자의 추측을 빌어 "(안 후보 측)박선숙 본부장이 특사담판에서 제안한 최종안을 문 후보가 받아들여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안 후보가 진다면, 아마 안 후보에게 엄청난 타격이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 후보측에서 박선숙 안을 받아들이기 전에 먼저 던져서 서울시장 선거에 이어 '또 다시 양보'를 했다는 명분을 세우고 실제로 패배에 직면하는 상황도 만들지 말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안 후보가 갑작스런 후보사퇴 기자회견을 하던 11월 23일 밤 "민주당사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며 "문 후보가 야권 단일 대선후보가 되는 모습, 우리가 상상하고 바라온 모습이지만 이런 방식으로 이뤄질 줄 꿈에도 몰랐고 원치도 않았다. 그렇기에 안도보다는 우려가, 희망보다는 막막함이 가슴을 짓눌렀다"고 썼다.
책의 이 같은 내용이 언론을 통해 소개된 이후 당시 문 후보측과 안 후보측 사이에선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양측간 감정이 누그러지지 않은 상태인데, 비망록이 너무 이른 시기에 발간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강기정 의원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이 안철수 의원측과 진실공방을 벌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pj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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