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홍성규, 8.16% 득표에 눈길

통진당 "'진보당 죽이기' 속 거둔 의미있는 성과"
"개인경쟁력일 뿐", "통진당 지지로 오판해선 안돼" 지적도

홍성규 통합진보당 후보가 10.30 화성갑 재보선을 하루 앞둔 29일 경기 화성시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앞에서 표심을 구하고 있다. 2013.10.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김현 박상휘 기자 = 10·30 경기 화성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홍성규 통합진보당 후보가 8%대의 득표율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이석기 의원 등이 연루된 내란음모 혐의 사건으로 인해 통진당에 '종북 세력'이라는 낙인이 찍힌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홍 후보가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홍 후보는 이른바 지하혁명조직인 RO의 '5·12 회합'에 참석한 인사다.

홍 후보는 이번 보선에서 8.16%(4933표)를 득표했다. 이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통진당 당 지지율이 1~2%에 그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득표율로 분석된다.

통진당은 홍 후보의 득표율에 나름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재연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사상유례 없는 '진보당 죽이기' 속에서 거둔 의미 있는 성과"라며 "화성 시민의 용기있는 선택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박근혜 정권의 종북공세, 진보당 죽이기 공작에 대한 파산선고라는 상징적 의미에 주목한다. 진보당에 대한 탄압을 뚫고 나갈 반전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국가권력기관의 불법적 대선개입 진상규명, 유신부활 국정원 정치를 저지하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선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 8%대의 득표율에 주목하고 있는 시각도 있다. 여야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득표율은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 사건 이후 통진당과의 확실한 선긋기를 하고 있는 민주당 등 야권으로선 고민스러운 상황에 놓일 수 있는 반면, 통진당으로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홍 후보의 득표율에 큰 의미를 부여해선 안 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홍 후보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제일 지역에 뿌리가 있었던 사람이어서 지역에 일정한 세력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이번 득표율은 통진당에 대한 지지표라기 보단 개인 경쟁력에 의한 득표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도 "이번 득표율은 정쟁에 몰두해 있는 여야가 너무 싫은 데 대한 반사이익과 사회 전반적으로 불만을 갖고 있는 진보진영의 응집력이 믹스됐다고 봐야 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통진당 지지표로만 볼 수 없다. 이번 득표율을 ‘이석기 사태’에 대한 면죄부, 명예회복이라고 생각한다면 민심을 오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