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크지 않았던 민주, 실망도 크지 않을 듯

화성갑, 포항남울릉 모두 져도 지도부와 당에 큰 충격 없을 듯
'표차이' 예상보다 클 경우 김한길 체제 투쟁 동력 상실 관측도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오일용 후보가 10.30 화성갑 재보선을 하루 앞둔 29일 경기 화성시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앞에서 기아차 노동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3.10.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10·30 국회의원 재보선은 민주당에게 유리하지 않은 선거였다.

30일 투표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민주당은 승리를 장담하지 못했다. 경기 화성갑, 경북 포항남·울릉 두 곳 모두 상당히 견고한 여당의 텃밭인데다 이번 선거를 통해 표심의 구조적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이번 재보선이 시기적으로 박근혜정부의 중간 심판의 의미를 지니고, 민주당도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과 민생실패를 고리로 정권심판론을 내걸었지만 선거구 특성상 후보들의 당락 여부로 정권심판론의 성패를 단정할 수 없다는 게 민주당 내 대체적인 여론이다.

이런 맥락에서 민주당이 두 선거구에서 모두 패하더라도 지도부가 받을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즉 민주당 전체가 받을 충격도 그리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이 화성갑에서 후보간 표 차이가 이전 선거보다 현격히 벌어질 경우 그동안 원내외 병행투쟁으로 대여 공세를 이어온 김한길 체제의 투쟁 동력이 다소 떨어지거나 대여 강경투쟁론을 주장해 왔던 친노진영 입지도 축소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민주당의 투쟁 강도나 방식이 변화할 것으로 보는 이는 별로 많지 않다.

화성갑의 경우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득표율에서 11.99%포인트 앞섰기 때문에 10% 이내로 격차가 좁혀질 경우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시기상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권 출범 8개월에 대한 중간 심판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승패만을 갖고 이를 기계적으로 적용하기는 것은 좀 무리가 있다.

국가정보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국가보훈처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이 거듭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 정권 심판이란 잣대를 적용하기 수월함에도 여권에 유리한 선거구 특성, 후보의 중량감 격차 등이 워낙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화성갑의 경우 친박진영 원로인 서청원 후보가 출격함으로써 이 지역 지역위원장 출신인 오일용 후보의 지명도를 앞섰다.

정치신인이나 다름없는 오 후보와 여권의 차기 당대표 또는 국회의장으로 거론되는 서 후보를 동일선상에서 놓고 비교하기는 무리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민주당은 독일유학 후 9월 말 귀국한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나서야 '체급'이 맞을 것으로 보고 전략공천을 추진했지만 결국 불발됐다.

포항남·울릉 재선거의 경우 전통적인 새누리당 텃밭인 TK(대구·경북)지역으로 민주당에선 사실상 기대하지 않은 곳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애당초 기대가 높지 않았던 만큼 승패가 큰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면서 "선거는 지면 끝이기 때문에 '몇 %차이'에 대한 의미 부여도 사실상 의미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선거의 관전포인트는 선거 이후 새누리당 내 역학 구도 변화"라며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등원할 경우 김무성 전 대표와 경쟁할 것이 분명해 국민들은 여기에 더 큰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민주당이 애써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한 의미를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보내고 있다.

pj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