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국가기관 대선개입 은폐·비호는 헌법 불복"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한 윤석열 여주지청장(전 특별수사팀장)의 폭로와 관련,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한 윤석열 여주지청장(전 특별수사팀장)의 폭로와 관련,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25일 국가정보원, 국군 사이버사령부 등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여권의 '대선 불복' 공세와 관련, "국가기관의 조직적 대선개입은 명백한 헌법 불복행위이고, 이를 비호·은폐하는 행위 역시 헌법 불복"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의 대선개입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한 헌법 7조와 군의 정치 중립을 규정한 헌법 5조를 각각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헌법을 지키려는 국민의 엄중함을 대선불복으로 모면하려 든다면 스스로 헌법 불복세력임을 자인하는 꼴"이라면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엔 '잘못됐다.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고, 오로지 대선불복이라는 걸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집권세력에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은) 그동안 불법대선개입 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진실을 숨기려고 노골적인 수사 방해와 외압을 행사했던 실체가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매번 대선불복이라 외쳤다"면서 △지난 6월 야당의 국정원 국정조사 요구시 △지난 8월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등이 증언한 국정원 국조 이후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여주지청장의 폭로 이후 새누리당이 ‘대선불복’을 주장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그동안 새로운 진실이 드러날 때마다 대선 불복이라 외쳤지만 진실은 하나씩 드러나고 있고, 더 드러날 것"이라면서 "마침내 헌법 수호세력과 헌법 불복세력간 한판 승부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특히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의 침묵이 하루하루 정국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하루 속히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생을 돌봐야 할 정치가 여전히 지난 대선 문제로 휘청거리고 있다"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박 대통령의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잦은 해외순방에 나가기에 앞서 나라 안의 엄중한 상황을 바로잡는 결단이 있어야 할 시점에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며 "권력이 아무리 진실을 뒤덮으려 해도 역사는 모든 것을 기억한다. 박 대통령의 원칙과 신뢰의 정치를 단 한번만이라도 보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대통령 선거를 다시 하자는 것이 아니다"고 재확인한 뒤 △박 대통령의 대통령으로서의 사과 및 진실 규명의 의지 천명 △국정원장, 법무장관, 서울지검장에 대한 즉각적인 문책 △윤성열 지청장 특임검사 임명 및 특별수사팀의 수사권 보장 △국정원 등 대선에 개입한 국가 기관들에 대한 제도개혁 등을 요구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