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문재인 "대선불공정"발언에 반격 기회 잡나
"국민주권에 대한 정면 도전"…NLL대화록 실종 책임 등
- 김승섭 기자
(서울=뉴스1) 김승섭 기자 = 새누리당이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의 '대선불공정' 성명발표를 수세에 몰린 국면을 전환할 반격 포인트로 삼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은 대선 후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재판이 진행되면서 수세에 몰렸다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사태와 관련, 문 의원 등 친노(친노무현)·참여정부 인사들에 대한 공세의 주도권을 잡았었다.
하지만 최근 국정원 직원들의 야당 후보 비방 트위터 글 퍼 나르기, 군 사이버사령부의 선거개입 의혹,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이은 윤석열 전 국정원 댓글의혹 사건 특별수사팀장 찍어내기 논란으로 다시 야당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문 의원이 대선 불공정성을 문제삼는 성명을 낸 것을 호기로 삼기는 눈치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반을 넘긴 51.6%의 득표율로 지난 대선에서 당선된데다 국가기관들의 대선개입 의혹에도 불구하고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55%~60%대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24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역대 어느 대선에서도 각종 선거사범이 있어왔지만, 모든 후보들은 선거사범을 문제삼아 대선불복의 길을 걸은 예가 없다"며 "대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문제가 있으면 법적기간 내 논의하고 문을 닫는 게 민주주의의 대도(大道)"라고 문 의원을 비판했다.
최경환 원내대표 또한 "구구절절 궤변을 늘어 놓았지만, 결국은 '내가 지난 대선에서 진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문 의원 성명서 내용을 보면 드디어 대선불복에 본심을 드러냈다고 보고 있다"며 "이건 국민주권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역대 어느 대선 후보도 넘지 않았던 선을 넘은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성명의 앞뒤를 보면 문 의원은 대선에 불복하고 싶은 마음인데 역풍이 두려워서 얘기하지 못하는 비겁한 행동을 하고 있다"며 "문 의원은 지금 자성할 때이고 국민들께 전대미문의 사초(史草)폐기 실정에 대해 석고대죄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면의 이슈를 대선불복으로 전환시켜 야당 공세를 꺾으려는 의도가 다분히 엿보인다.
새누리당은 이처럼 문 의원 등 민주당 일각에서 대선불복성 발언이 나오는 것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앞으로 경제활성화, 일자리 창출, 상생경제 등 민생경제 살리기 민주화 입법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민주화입법을 위한 50일 총력전"을 펼치겠다며 민주당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황우여 대표는 "민주당은 대선을 마칠때 그 마음자세,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 산적한 민생과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민현주 대변인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 나와 "이번에 정책 감사하겠다고 약속을 드렸고 야당한테도 진실성 있게 제안을 드렸는데 또 다시 정쟁감사, 정치 감사가 됐다는 평이 나오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저희는 이번 국감이 박근혜 정부 첫 국감인 만큼 정책국감을 하기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대선결과와 과정은 분리해서 접근해야하는데 문 의원이 성명을 발표하며 여당 공세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불공정이라는 말 한마디로 그동안의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제까지 대선불복이라고 주장해 재미본적이 없고, 새누리당도 한나라당 시절인 2002년 대선 후 그런 식으로 몰아가다 대표가 사퇴하는 등 힘든 시기를 맞았다"며 "새누리당은 분명 대선불복 프레임으로 몰아갈 것이고 NLL대화록 실종 사건 등에 대해 문 의원이 사태만 키워놓고 수습은 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반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cunj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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