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인물] 곤혹스러운 나성린…기재위 간사직 던지나

(서울=뉴스1) 김유대 기자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나성린 의원이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기재위 여야 간사가 합의한 안에 대해 새누리당 소속 기재위원들이 "소속 의원들과 협의된 안이 아니다"고 집단 반발, 나 의원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사단은 17일 기재위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도중 불거졌다.

나 의원과 민주당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이날 오후 국정감사 시작 전 우기종 전 통계청장을 오는 29일 통계청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안에 합의했다. 야당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통계청이 개발한 '신(新) 지니계수'가 부정적으로 나오자 우 전 청장이 외압을 받고 발표 시점을 대선 이후로 늦췄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여야 합의안을 나 의원이 오후 국정감사장에 안건으로 들고 오자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받아 들일 수 없다"고 즉각 반발했다.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은 나 의원이 발언을 지켜보고 있음에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여당 간사에게 죄송한 말이지만, 간사 협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전혀 이야기 안됐던 것을 갑자기 위원회 안건으로 올리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같은 당 김광림 의원 역시 "여야 간사 합의는 각 당 소속 의원의 의견을 모아가며 해야 한다"며 "여당 내부에선 전혀 협의한 적이 없다"고 나 의원을 직접 겨냥했다.

결국 여야 간사간 합의됐던 증인 채택 문제는 여당 의원들의 집단 반발로 이날 오후 3시부터 기재위 국정감사가 중단되고 있다.

국정감사 중지 도중에도 새누리당 소속의 한 기재위원은 기자와 만나 "어디서 듣지도 못한 얘기를 합의안이라고 들고 왔다"고 나 의원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나 의원에 대한 새누리당 소속 기재위원들의 불만 기류는 이달 초 기재위 의사일정 합의 과정에서도 불거진 바 있다.

지난 2일 기획재정부 현안 보고를 위한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김광림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여당 간사는 일정을 협의할 때 당 소속 의원들과도 협의를 해 달라"면서 "소속 의원들이 아무도 모르는 일정이 잡힐 수 있나"고 공개적으로 나 의원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나 의원이 들고 온 합의안에 반발한 것도 단순히 이번 사안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러 불만이 쌓여온 결과로 보인다.

나 의원도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이날 "당 의원들 의견을 집약해야 하는데 협의를 안하고 합의한 제 잘못"이라며 "당 의원들로부터 간사가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큰 실수를 저질러서 간사직 사표를 내야겠다"고 말했다.<br>

y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