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궁에 빠진 문재인, 대화록 정국서 '무대응' 이유는?
김한길 "문 의원, 적절한 시점에 입장 밝히지 않겠느냐" 사실상 입장표명 압박
- 박정양 기자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여야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음원파일 공개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대화록 정국을 주도했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문 의원은 지난 4일 대화록이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삭제돼 국가기록원에 미이관됐다는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지금까지 한마디로 확인된 것은 대화록은 있고 'NLL(북방한계선) 포기'는 없었다는 것"이라고 밝힌 뒤 별다른 입장을 내 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문 의원의 이같은 대응을 놓고 당내는 물론 범야권 내에서도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등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대화록 정국에서 문 의원의 입지가 더욱 곤란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한길 대표는 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이 대화록과 관련한 수세 국면에서 탈피하기 위해선 문재인 의원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문 의원이 적절한 시점에 입장을 밝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문 의원의 입장 표명을 사실상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친노(친노무현)그룹과 노무현 재단측이 정리된 입장을 내놔야만 민주당도 함께 보조를 취할 수 있는데, 답답하다"며 사실상 문 의원의 입장발표를 촉구했다.
조경태 최고위원도 라디오방송에 출연, "이 시점에선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문 의원이 입장표명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화록 음원파일 공개 여부에 대해서도 "음원파일 공개에 반대하는 것이 원칙적이지만, 만약 대다수의 국민이 공개를 원하고 끊임없이 정쟁화로 간다면 가능하면 빨리 매듭 짓기 위해 여야가 정치적 합의를 봐야 한다"고 음원파일 공개를 주장하기도 했다.
전날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당 상무위원회에서 "(친노 인사들은)사실관계와 진실에 근거해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는 의연한 태도로 임해 주기 바란다"며 문 의원 등을 겨냥하기도 했다.
하지만 참여정부 인사들조차 "우리도 답답하다"고 호소하거나 대화록 미이관 관련된 진술들이 오락가락 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문 의원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탓에 무대응으로 일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친노진영에선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해 대화를 녹음하고 대화록을 작성해 청와대 이지원 시스템에 록한 당사자로 알려진 조명균 전 청와대안보정책 비서관과 접촉조차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혼돈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대화록 정국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문 의원이 전략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방안을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문 의원의 핵심측근인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새누리당이 대화록 음원 파일 공개를 계속 들고 나오는 것은 대화록 문제를 끝없는 정쟁의 도구로 삼겠다는 후안무치한 주장"이라며 "검찰의 대화록 초안 공개가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pj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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