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박근혜, 추석 전 회동 성사될까
민주, 회동성사에 '부정적'…"장외투쟁 내년 설까지도…" 여권 압박
9일이면 민주당 장외투쟁이 40일째를 맞는 가운데 정국 정상화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추석 전 회동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서울광장에서 노숙투쟁을 하고 있는 김한길 대표를 예방해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다녀오면 물꼬를 트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도 지난 4일 민주당 의원 4명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추석 전에 현 정국을 풀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러시아와 베트남 방문 일정을 마치고 11일 귀국할 예정이어서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18일 이전에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또는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양자회담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여권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이런 회담 예측에 부정적이다.
박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 요구인 박 대통령의 사과 등 유감표명,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 국회 중심의 국정원 개혁 등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한길 대표는 8일 국립 4·19 민주묘지에 참배한 뒤 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대통령이 돌아오면 (정국이) 풀리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오지만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조직과 예산을 갖춘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 한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라며 박 대통령과의 만남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국정원 개혁'이 반드시 의제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청와대의 인식전환이 없으면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아무리 노력해도 추석 전 만남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국정원의 선거 개입 사태에 대해 '잘못된 일이며, 고쳐야 한다'는 입장표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도 "명분을 얻어야 하는 야당입장에선 대통령을 그냥 만나는 게 아니라 권력을 갖고 있는 여당이 야당에게 선물을 줘야 한다"며 "현재 박 대통령이 이 부분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추석 전 회동 가능성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대신 민주당은 장외투쟁 장기전을 예고하며 여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김한길 대표는 "나는 (장외투쟁에) 나오면서 장기전을 생각하며 나왔고 (장외투쟁 마감 시점으로) 추석연휴를 얘기하는데 나는 설날까지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야당과 대화하는 게 굴복이라고 생각하면 연말이든 내년이든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석기사태'로 인한 안보정국으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높아져 가고 있지만 야당의 협조없이 국정을 내팽겨친다면 60~70%의 지지율은 금방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간 회담이 성사가 어렵다면 연말 예산정국에서 국정원 개혁과 입법 및 예산을 놓고 여권과 진검승부를 벌이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와 박 대통령간 회담은 양측의 신경전으로 한달 이상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김 대표가 지난달 3일 단독 영수회담을 제안한 이후 회담 형식을 놓고 여야는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 왔다.
김 대표는 지난달 27일 '선(先) 양자, 後(후) 다자' 회담을 제안하면서 박 대통령에게 해외순방을 떠나는 4일까지 답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박 대통령은 답을 주지 않은 채 해외 순방을 떠났다.
한편 새누리당은 9일까지 정기국회 의사일정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단독으로라도 의사일정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민주당의 등원을 압박하고 나섰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일(9일)까지 여야간 의사일정 협의를 다시 한번 시도하겠다"며 "그래도 민주당이 의사일정 협의를 거부한다면 새누리당 단독으로 의사일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pj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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