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재보선 전패보다 가평패배 더 큰 충격

1대 4 대결서 4위…대선 때 지지유권자도 등돌려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4월 24일 가평군수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봉현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 News1 정원평 기자

31.6%와 9.30%. 민주통합당이 지난 18대 대선과 4·24재보선에서 각각 경기 가평군민들로부터 얻은 득표율이다.

대선이 끝난 지 불과 4개월 만에 지지가 3분의 1로 떨어진 것이다.

민주당은 4·24재보선에서 전패하면서 초상집 분위기에 빠져 있다. 국회의원 3곳 가운데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는 안철수 후보에게 자리를 양보했고,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에는 후보를 냈지만 새누리당 후보에게 각각 65.72% 대 22.31%, 77.40% 대 16.86%로 완패하면서 제 1야당으로서 존재감을 잃었다.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선거구 3곳에도 후보를 냈지만 새누리당 후보나 여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에게 초라한 성적표로 패배했다.

그러나 경기 가평군수 재선거에서 한 자릿수 득표율로 패배한 충격은 다른 어느 곳에서보다도 뼈저리게 느껴지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이번 선거가 박근혜 정부 출범 두 달 만에 치러지는 만큼 크게 기대를 걸지 않았는데 재보선 개최지역도 대다수가 새누리당이 강세을 보이는 곳이어서 더 그랬다.

하지만 가평군의 경우 새누리당이 기초단체장 무공천을 결정하면서 후보를 내지 않았고 때문에 새누리당 당적(黨籍)을 보유했던 후보 4명이 탈당, 모두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민주당은 선거구도상 은근히 승리를 기대했었다.

민주당은 여당 성향의 후보들이 난립한 만큼 표가 분산될 것으로 예상했고 선거결과 실제로 표는 고르게 분산됐다.

여당 표는 분산되고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얻은 득표율 31.6%만 온전히 김봉현 민주당 가평군수 후보에게 온다고 하면 승리도 가능하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었던 듯하다.

실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7일 가평 김봉현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가진 현장 비대위에서 "가평은 어느 지역보다 민주당의 약세 지역으로 12년 동안 민주당원과 지지자들은 지지할 후보가 없어 남의 선거인양 군수선거를 지켜봤다"며 "민주당이 생긴 이래 지도부가 처음으로 가평을 방문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는 "당이 거당적 지원에 나선다면 당원들과 함께 새로운 승리의 역사를 쓸 수 있다"며 "지난 대선에서 가평군에서 31.6%를 득표했던 문재인 의원의 지지 방문 문의가 선거캠프로 쇄도하고 있다. 문 의원이 방문하면 그 31.6%만 받아도 제가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요청에 따라 문 의원은 지난 22일 가평을 찾아 김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를 벌이면서 "대선 때보다 분위기가 더 좋아 김봉현 후보가 당선될 것 같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시고 김 후보가 당선되면 꼭 가평을 다시 찾아 여러분과 함께 잣 막걸리로 축배를 들겠다"고 말했다.

선거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5·4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나선 김한길, 이용섭 후보도 가평을 찾아 김 후보를 지원했고,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3일에는 백재현 경기도당위원장을 비롯해 양승조, 우원식, 조경태, 안민석 등 4명의 최고위원 경선 후보와 임내현, 이원욱, 이언주 의원 등이 합류해 유세를 펼쳤다.

김 후보 측에 따르면 선거 운동이 시작된 11일부터 23일까지 선거지원을 위해 가평을 방문한 현역 국회의원만 120명이라고 한다. 사실상 당의 총력을 쏟아 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의 이 같은 대대적인 선거운동에도 불구하고 가평군민들의 표심은 민주당에 냉정했다.

문 의원이 대선 때 받은 득표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9.30%의 지지만 보냈고 1(민주당)대 4(여당 성향)로 대결 구도에서 민주당 후보는 4위를 했다.

표가 여당 성향 후보들 사이에서 고루 나눠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이 워낙 낮았기 때문이다.

가평에서 민주당이 이번에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쳤다는 것은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조차 등을 돌렸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민심을 바로 읽지 못하고 막연히 '4자필승론(1987년 김대중 후보 측의 전략)'에 기댔던 것이 어리석었다"며 "당내에서는 적어도 2등은 할 줄 알았는데 4등이라니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가평은 4선의 정병국 의원(새누리당)이 지역을 탄탄히 다져놓은 곳이고 그곳에서 출마한 후보들도 군의원이나 도의원을 했거나 군수에 출마했었다"며 "당초 어부지리를 기대했던 것이 잘못이다"고 말했다.

cunj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