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파병군 유가족에 신규 주택 2500가구 배정…전사자 규모 '축소' 의혹

'새별거리' 살림집 건설 조감도에 '2500세대' 표기
北, 전사자 숫자 구체적으로 공개 안 해…현재까지 400여명 노출

조선중앙TV가 지난 11일 공개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화성지구 현지지도 모습.(조선중앙TV 갈무리).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러시아 파병군 유가족을 위해 평양 화성지구에 조성 중인 '새별거리'에 2500가구 규모의 주택단지를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병 북한군의 전사자 규모가 북한 당국이 공개한 숫자보다 몇 배 더 많을 가능성이 13일 제기된다.

조선중앙TV가 지난 11일 공개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화성지구 현지지도 사진을 보면, 새별거리는 화성지구 4단계 개발 구역에 동일한 형식의 고층 주택 수천 세대가 집단 배치된 대규모 주거 단지로 조성되고 있다. 북한은 이 구역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돼 희생된 북한군을 기리는 추모시설과 함께 건설 중이다.

김 총비서는 지난해 8월 말 파병군 전사자 유가족을 평양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유가족들을 위한 새 거리(새별거리)를 평양에 꾸리겠다"라고 언급했다. 이후 새별거리 건설과 추모시설 조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고, 김 총비서 본인이 이를 각별하게 챙기고 있다.

전사자 한 가족당 1가구의 주택이 배정된다고 추정하면, 현재까지 사망자 수도 2500명에 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격전지인 쿠르스크 지역에 아직 파병군 일부가 남아 있는 것을 감안하면, 북한 당국이 주택을 넉넉하게 마련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북한이 최근 외부에 공개한 전사자 기념 묘지 규모와 큰 차이를 보인다. 이달 초 북한 매체가 공개한 새별거리 인근 추모시설에는 400여 기의 무덤이 조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2500이라는 숫자는 우리 정보당국이 파악한 전사자 수와도 비슷하다. 국가정보원은 러시아에 파병된 1만 5000여 명의 북한군 가운데 전사자가 2000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전사자의 공적을 따져 일부만 추모시설에 안치하기로 했을 수도 있다. 또 의도적으로 전사자의 숫자를 숨겨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

새별거리가 들어서는 화성지구는 김정은 집권 이후 평양에서 진행되는 가장 큰 도시 개발 프로젝트로, 당·군 핵심 계층과 체제 공로자를 위해 현대적 살림집과 새로운 주거 환경을 제공하는 '신도시' 개발 성격도 있다. 이같은 곳에 전사자 유가족을 위한 주택지구를 마련하는 것은 러시아 파병을 체제 차원의 '성스러운 전쟁'으로 격상하고, 유가족을 충성 계층으로 관리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