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라진항에 190m급 대형 화물선…러시아 석탄 선적 정황

석탄 야적장·화물열차도 포착…약 4개월 만에 대형 선박 확인
러시아산 석탄이면 대북제재 예외…북러 물류 협력 지속 주목

지난 16일 위성전문업체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라진항. 대형 선박이 보인다.(미국의소리 갈무리).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 라진항의 러시아 전용 부두에 길이 약 190m의 대형 화물선이 접안한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부두에는 석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대량으로 쌓여 있어 러시아산 석탄의 반출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18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가 지난 16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라진항 남쪽 러시아 전용 부두 안쪽에 붉은색 선체의 대형 화물선 1척이 식별됐다.

선박은 길이가 약 190m에 달하며 갑판에 설치된 5개의 대형 화물 적재함이 모두 열린 상태였다. 적재함 내부와 선박 주변에서는 검은색 물체도 확인됐다.

선박이 입항하기 하루 전인 지난 15일 사진에서는 화물 선적을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부두 인근 철로에는 긴 화물열차로 추정되는 물체가 들어섰고, 바로 앞 야적장의 약 200m 구간에는 석탄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물체가 대량으로 쌓였다.

이에 따라 열차를 통해 라진항으로 운송된 석탄을 야적장에 내린 뒤 선박에 옮겨 싣는 작업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당 부두는 과거 러시아가 자국산 석탄을 제3국으로 수출하는 데 활용해 온 곳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는 북한산 석탄 등 광물의 해외 수출을 금지하고 있지만, 라진항을 거쳐 제3국으로 운송되는 러시아산 석탄에는 예외를 두고 있다.

이번에 포착된 석탄이 러시아산이라면 대북제재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북러가 군사 분야뿐 아니라 경제·물류 분야에서도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라진항을 통한 물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된다.

라진항 해당 부두에서 대형 선박이 위성사진으로 명확하게 확인된 것은 지난 5월15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플래닛 랩스의 올해 위성사진 기록에서는 지난 1월11일과 5월15일에도 이 부두에 선박이 포착됐다.

다만 위성사진 촬영 당시 구름으로 부두가 가려진 날이 적지 않았던 만큼 실제 선박 입출항이나 화물 선적 횟수는 확인된 사례보다 많을 가능성이 있다.

라진항을 통한 러시아산 석탄 운송은 과거 '라진-하산 프로젝트'를 통해 추진됐다. 한국과 러시아는 2013년 러시아산 광물을 철도로 라진항까지 운송한 뒤 선박을 이용해 한국 등으로 반출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인 2016년 한국 정부가 독자 대북제재의 일환으로 북한에 기항한 선박의 국내 입항을 금지하면서 사업은 중단됐다. 이후 러시아는 라진항을 활용해 중국과 베트남 등으로 자국산 석탄을 수출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