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美 주도 다국적훈련 비난…"핵억제력 고도화 변침 추호도 없어"

'퍼시픽 뱅가드 2026' 겨냥 "정세악화 기본인자"
"주권 침해 판단시 가용한 모든 수단 동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조선중앙TV 갈무리) 2022.8.11 ⓒ 뉴스1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무부장이 미국 주도의 다국적 군사훈련을 한반도와 역내 정세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핵전쟁 억제력 강화 노선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주권과 안보가 침해됐다고 판단할 경우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도 경고했다.

김 부장은 1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 주도의 전쟁시연 일상화는 조선반도와 지역정세 악화의 기본인자이다'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부장은 최근 미국이 괌 인근 해상에서 한국과 일본 등이 참가한 다국적 연합해상훈련 '퍼시픽 뱅가드 2026'을 실시한 것을 거론하며 "철두철미 미국이 지역에서의 진영대결을 위해 고안해 낸 또 하나의 위협적인 '전쟁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배타적 진영의 군사적 힘에 의거하여 패권을 유지"하려 한다면서 올해 실시된 다국적 연합훈련 '코브라 골드', 연합공중훈련 '피치 블랙',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 '슈퍼 가루다 실드' 등을 일일이 거론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이 이들 훈련에 참여한 데 대해 "미국을 위시한 호전적인 군사적 움직임이 본격적인 가동상태에 있는 미일한 3자 군사공조체제를 기축으로 하여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일한 3각 군사공조의 주되는 목표가 다름 아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엄연한 현실로부터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군사행동의 엄중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미국 주도의 전쟁시연 일상화는 조선반도와 지역정세 악화의 기본인자"라고 비난했다.

김 부장은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훈련이 오히려 북한의 군사력 강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안전에 가해지는 외부로부터의 위협이 증대될수록 그에 정비례해 우리의 물리적 힘 역시 끊임없는 강화에로 이어지게 돼 있다"며 "적들이 '제공'하는 모든 불안정한 환경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방위정책의 정당성과 과학성을 논증시켜 주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행동실천상 대조선 적대성의 신기록들이 창조되고 있는 현 상황은 우리의 비례성 또는 그를 능가하는 공세성을 띤 반응행동에서도 신기록이 창조돼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특히 "우리의 주권수호 의지는 더욱 명백한 행동으로 표현될 것이며 핵전쟁 억제력을 고도화해 가는 노정에서도 변침은 추호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적들의 군사적 준동으로 국가의 최고이익과 군사주권, 지역의 안전환경이 엄중히 침해됐다고 판단되는 경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은 헌법적 의무에 따른 조항들을 발동하고 가용한 모든 수단들을 동원하게 된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킨다"라고 경고했다.

'가용한 모든 수단'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핵무력을 포함한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례성을 능가하는 공세적 반응'을 거론함으로써 향후 한미일 연합훈련을 명분으로 고강도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번 담화는 김 총무부장이 전날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의 북한 비핵화 촉구를 비난하며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가 되돌릴 수 없다고 주장한 데 이어 핵무력 강화 의지를 재차 부각한 것이다.

북한이 연이은 담화를 통해 비핵화 요구를 일축하고, 미국과 한미일의 군사협력을 핵·군사력 증강의 명분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선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