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김정은에 9·9절 축전…"유엔 조정관 환대에 사의"
구테흐스 "다자협력에 새로운 관여·의지 필요"
노동신문 1면에 정권수립 78주년 축전 전문 공개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 정권 수립 78주년(9·9절)을 맞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에게 축전을 보내고, 지난 7월 유엔 고위 당국자의 방북을 환대한 데 사의를 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1면에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지난 9일 뉴욕에서 보낸 축전 전문을 공개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축전에서 조 콜롬바노 북한 주재 유엔 상주조정관의 방북을 언급하며 "그를 환대해준 데 대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에 사의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경절은 한 나라가 걸어온 여정과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그리고 미래를 향한 열망을 되새겨보게 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전지구적인 도전들에 대응하는 데서 대화와 연대성이 가지는 가치를 다시금 상기시켜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가 전쟁 종식과 새로운 전쟁 방지, 기후비상사태 대응, 불평등 해소 등 긴급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고 지속개발목표를 달성하며 인권을 수호할 수 있는 다무적(다자) 협력에 대한 새로운 관여와 의지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축전은 북한 주민들에 대한 축하 인사로 마무리됐다.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콜롬바노 조정자는 지난 7월 13~18일 평양을 방문해 북한 외무성 당국자들과 유엔의 대북 활동 현황과 향후 전망을 논의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6년여 만에 이뤄진 유엔 고위 당국자의 방북으로, 유엔과 북한 간 현지 직접 접촉이 재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의 9·9절에 축전을 보내는 것은 2008년 반기문 전 사무총장 때부터 이어진 관례다. 다만 올해는 6년여 만의 방북과 북한의 환대를 별도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예년과 차이가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단절됐던 유엔-북한 관계 개선 전망에 대한 구테흐스 총장의 의지 표현"이라며 "핵·미사일 같은 안보 현안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평화·기후변화·인권 등 다자협력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은 북한을 유엔 틀 내에 잡아두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처럼 유엔과의 접촉 재개를 부각하면서도 이날 오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수발을 발사했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다.
노동신문은 이날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인도·쿠바·인도네시아·태국 정상들이 김 총비서에게 보낸 정권 수립 기념 축전도 함께 게재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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