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화 여지·韓엔 '괴뢰'…김여정 이틀 연속 담화 '韓패싱'
UFS 축소 첫날엔 美 조치 평가절하, 이튿날엔 韓 대미의존 집중 공격
트럼프-김정은 개인적 관계엔 여지…韓 '페이스메이커' 역할엔 선 긋기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한미 연합연습 '을지 프리덤 실드'(UFS) 축소에 이틀 연속 반응하면서 미국과 한국을 향해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놨다. 미국에는 한 차례 연합연습 축소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대화의 '몸값'을 높인 반면, 한국에는 '괴뢰' '허수아비 군대' 등 막말을 쏟아내며 북미 사이에서의 역할을 차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개인적 관계에는 여지를 남기면서 한국의 대미 의존을 부각한 것은 향후 북미대화 가능성과 남북관계를 분리해 대응하려는 기존 기조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정부가 자처하는 북미대화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에도 재차 선을 그은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대외 총괄인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20일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UFS가 축소된 것을 두고 "돌연 훈련 축소를 지시한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서울은 제일 즐겨하던 '전쟁놀이'판을 거두어야 하는 가긍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힐난했다.
김 부장은 이번 UFS를 "몸통이 잘린 반쪽짜리 연습" "노른자위가 빠진 빈껍데기 연습"이라고 조롱하면서 한국군을 "지휘권을 상전에게 맡긴 허수아비 군대"라고 조롱했다. 한미동맹에 대해서도 "미한 혈맹의 주종관계 구도"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앞에서는 트럼프의 '연습 축소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느니, '고심이 담긴 큰 결정'이라느니 하는 낯간지러운 소리로 아첨하고 뒤에 돌아앉아서는 '자주국방'과 '독자적인 군사력 확보'를 운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안팎이 다른 이중적 언행"이라고 비난하고 한국을 "올 데 갈 데 없는 '괴뢰'"라고 지칭했다.
김 부장의 이날 담화는 전날 대미 담화와는 결이 다르다. 그는 19일 밤 담화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UFS 축소 조치에 대해 "평할 가치도 없다고 보며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훈련 규모나 기간이 줄어들더라도 한미 연합연습의 "도발적, 공격적 성격"은 달라지지 않는다면서 올해 진행된 '쌍매 훈련' '프리덤 실드'(FS) 연습 등 한미 연합훈련을 일일이 거론했다. 미국이 UFS 축소를 대북 '선의의 조치'로 내세워도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총비서의 개인적 관계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김 총비서와 '소통'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며 부인하면서도 김 총비서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개인적으로 좋은 추억과 감정을 갖고 있고 두 정상의 관계가 "훌륭하다"고 언급했다.
결국 북한이 이틀 연속 UFS 축소에 반응하면서 첫날에는 미국의 조치 자체를 평가절하하고 이튿날에는 한국의 대미 의존을 부각한 것은, 미국에는 더 큰 정책 변화를 요구하면서도 한국에는 북미 사이에 끼어들 공간을 주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남북 간 긴장 완화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하며 북미대화 촉진을 위한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호응하지 않고 있다. 북미 간 직접 소통 가능성은 열어두되 남북대화와 한국의 중재 역할은 차단하는 북한의 '한국 배제'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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