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딸 빼고 함정 보러 간 김정은…北 선전에 주애 빠진 이유
한 달 전 시찰한 강건호 또 찾은 김정은…주애는 불참
올해 광폭 행보 뒤 한 달째 공백…후계 구도 필요 이상 부각 차단
- 김예슬 기자,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윤주현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새로 건조한 5000톤급 구축함 '강건'호의 무기체계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한 달여 전 찾은 새 함선을 다시 찾은 것인데, 차이가 있다면 한 달 전에 동행한 딸 주애가 이번 시찰에는 빠졌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지난 3년 사이 가장 활발한 공개활동을 이어온 주애가 한 달 가까이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북한이 그의 후계구도 부각의 톤을 조절하기 위해 노출 수위를 의도적으로 조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6일 나온다.
김 총비서는 지난 3일 강건호의 '무기체계 종합시험'을 참관했다. 그가 강건호를 찾은 것은 지난달 4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당시 동행한 주애는 이번 시찰에선 빠졌다. 주애는 올해 군사 및 경제, 민생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방면의 활동을 펼쳐왔는데 지난달 4일 이후 공개활동을 잠정 중단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1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시작으로 6월 4일까지 총 16회, 한 달에 3번 꼴로 공개활동에 나섰던 주애가 한 달가량 잠행하는 상황인 셈이다.
주애의 공개활동은 2023년 10회, 2024년 12회, 지난해엔 15회였는데, 올해는 이미 상반기에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 역대급 활동을 펼치는 듯한 기세가 잠시 식은 것이기도 하다.
그 사이 김정은 총비서는 '젊어'졌다. 그는 지난달 20~22일에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2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때 검은색 염색을 하고 나타나면서 성성했던 머리카락을 덮었다. 북한이 최고지도자가 역동적인 에너지로 일하는 모습을 부각하고, 동시에 후계 구도에 대한 부각을 줄여 김 총비서에 대해 제기되는 건강 이상 등 신변 문제에 대한 의혹을 잠재우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일각에선 노동당 지도부 내에서 주애의 잦은 등장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후계 구도를 보다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거나, 벌써부터 주애에게 '끈'을 대려는 듯한 현상이 반행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주애가 어떤 행사에 김 총비서와 동행할지는 북한이 필요성과 연출 효과를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맞다"며 "한 달 동안 나타나지 않은 것은 기존 패턴에서 조금 어긋나는 모습으로, 약간의 변화 조짐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다만 이를 후계자 부각을 피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며 "공백이 한 달 반이나 두 달 이상 이어진다면 의미를 부여할 여지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후계구도와 무관하게 행사의 중요도와 정치적 효과를 고려해 주애의 등장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주애는 그동안 새로운 무기 공개나 대규모 건설사업 준공 등 북한 주민들에게 김 총비서의 성과를 과시할 수 있는 현장에 주로 모습을 드러냈다.
반면 이번 행사는 이미 진수 및 시험운행이라는 성과를 낸 강건호의 무기 성능을 검증하는 시험으로, 북한 내부에서 정치·외교적 메시지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해 주애를 굳이 참석시키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강건호와 마찬가지로 5000톤급 구축함인 '최현'호의 무기체계 시험을 마치고 이 배를 이미 취역한 바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인민들에게 군사·경제 분야의 성과를 과시하는 임팩트 있는 현장에는 주애가 주로 등장해 왔다"며 "이번에는 굳이 참여시키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분명 후계구도 부각을 의식하는 듯한 정황은 반복되고 있다. 지난 8~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은 북중관계의 전면 복원이라는 대대적 성과로 볼 수 있음에도 주애는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시 주석이 북한의 후계 구도를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북중 모두 피하려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지난해 9월 김 총비서의 중국 방문 때도 주애는 김 총비서와 동행했지만 공식석상에는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바 있다.
현재로서는 주애가 가장 유력한 후계자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공개활동 횟수만으로 후계 구도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독재체제에서는 권력이 1인자에게 집중되는 만큼 실제 2인자나 후계자를 일찍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오히려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독재체제에서는 2인자로 인식되는 순간 그 인물이 위태로워질 수 있어 실제 2인자를 쉽게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며 주애의 동향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원곤 교수도 "현재로서는 주애가 가장 강력한 후계자로 내정된 것으로 보이지만 후계자 '확정'은 별개의 문제"라고 짚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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