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군사 동맹' 조약 체결 2주년…고비 넘긴 러, 체력 강해진 北
북한의 러시아 파병 계기로 전례 없는 군사적 밀착
전문가 "우크라 전쟁 끝나도 북러 관계 유지 가능성 크다"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과 러시아가 19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신조약) 체결 2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북한은 러시아에 대규모 전투부대를 파병하고 러시아는 이에 대한 보상으로 북한에 경제·군사적 이익을 두둑이 챙겨주면서 양국 관계가 '혈맹' 수준으로 격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러 신조약은 지난 2024년 6월 19일 평양에서 진행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됐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향후 수년간 북러 관계의 토대가 될 문서"라고 말했고, 김 총비서는 "두 나라가 동맹 관계라는 새로운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라고 선언했다.
특히 이 조약 4항에는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4항은 "쌍방 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과 러시아 연방(러시아)의 법에 준하여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라고 규정했다.
이후 북한은 이 조항을 근거로 2024년 10월부터 4차례에 걸쳐 전투병과 공병을 포함한 약 2만 명의 병력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격전지인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 북한군 1만 4000여 명이 여전히 러시아에 주둔 중이며, 누적 사상자는 7000여 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지난 4월 27일에는 '쿠르스크 해방작전' 종결 1주년을 기념해 북한군 전사자 추모시설이 평양에 완공되기도 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대표단이 방북해 완공식에 참석했고, 김 총비서는 이 자리에서 "이 기념관에는 피로 쓴 조로(북러) 친선의 새 역사를 새겼다"며 양국의 혈맹 관계를 강조했다.
이 행사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과정에서 한때 쿠르스크를 빼앗겼던 러시아가 지난해 4월 26일 쿠르스크 회복을 공식 선언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러시아의 쿠르스크 탈환 배경에는 북한군의 파병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현재 평양시 대성구역에 파병군 유족들이 모여 살 수 있는 '새별거리'도 건설 중이다. 수도 한복판에 전사자들의 유해를 안치하고 위훈 기념비를 세우는 등 대대적인 추모 공간을 꾸미겠다는 구상인데, 이는 주민들에게도 러시아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맹 관계라는 점을 인식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양국은 조약 체결을 계기로 군사적 협력은 물론이고 정치·사회·경제 등 전방위적 분야에서의 교류를 강화해 왔다. 특히 고위급 소통이 대폭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8월 볼로딘 하원의장은 광복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고, 두 달 뒤인 10월에는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북했다. 북한 측에서는 최선희 외무상이 작년 10월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 등과 회담한 바 있다.
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해 현지에서 양자회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지난 2023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만나고 있어, 올해도 김 총비서가 러시아를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급속도로 가까워진 만큼 전쟁이 끝나면 다시 멀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또, 파병에 대한 보상 문제 역시 양국 관계의 주요한 변수 중 하나로 거론된다.
고유환 동국대학교 명예교수는 "러시아가 전쟁에서 어려울 때 북한이 파병이라는 전례 없는 결정을 통해 도와줬기 때문에 현재 북한은 물밑에서 러시아를 향해 여러 에너지나 식량 등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고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어쨌든 피를 함께 흘렸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공동체적 역사고, 무엇보다 북한과 러시아는 둘 다 서방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으며 '다극화'라는 외교적 지향점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협력 구도가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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