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인민에 가혹한 北…"불건전 현상과 법적 투쟁 강화"
'근로자'에 개성시 검찰소장 기고…"남쪽 국경선 지켜선 막중한 책임감" 언급
작년 12월호엔 개성시 안전국 등장…접경지역 주민 집중 통제 가능성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 개성시 검찰 책임자가 사치와 부화방탕, 마약 범죄 등을 부르주아 사상문화의 산물로 규정하며 '불건전하고 이색적인 현상'에 대한 법적 투쟁 강화를 촉구했다. 북한에선 최근 반년 사이 개성시와 강원도 등 접경지역 간부들이 잇따라 반사회주의·반동사상 경계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데, 당국이 접경지역 주민 통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19일 제기된다.
뉴스1이 입수한 당 기관지 '근로자' 2026년 제2호(2월 발간)에 따르면 주원균 개성시검찰소 소장은 '불건전하고 이색적인 현상과의 법적 투쟁의 도수를 높여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사회주의 제도를 위협하는 사상·문화적 요소에 대한 경계를 주문했다.
주 소장은 "극도의 사치와 부화방탕, 살인과 강도와 같은 강력범죄, 마약범죄 등 모든 비이성적인 행위들은 예외 없이 인간의 본성적 요구와 지향과는 근본적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들이 부르주아 사상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오늘도 제국주의자들은 장기적이고 전방위적인 사상문화적 침투로 다른 나라 사람들의 머릿속에 서방의 사상과 문화, 가치관을 유포시키면서 온갖 불건전하고 이색적인 현상들을 적극 조장시키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렇게 놓고 볼 때 주위에서 벌어지는 온갖 부정적 현상들은 그 어떤 생활상 곤란에 의한 것이나 우연적인 현상으로 볼 수 없다"면서 "국가와 인민의 법을 계급 투쟁의 위력한 무기로 틀어쥐고 그를 저애하는 현상들과의 강도 높은 투쟁을 박력있게 벌여나갈 때 사회의 안정과 줄기찬 발전이 이룩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개성시 검찰소에서는 불변의 주적인 미제와 한국놈들과 대치하고 있는 남쪽 국경선을 지켜선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깊이 간직하고 우리 사회를 좀먹는 이색적인 생활 풍조가 절대로 침습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법적 투쟁의 도수를 더욱 높여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주목되는 점은 유사한 내용의 기고가 최근 접경지역 간부들을 중심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발간된 '근로자'에는 개성시 안전국 소속으로 추정되는 신원 미상의 인사가 반사회주의와의 투쟁을 강조하는 글을 실었다. 같은 해 10월호에는 강원도 검찰소장이 반동사상문화 침투를 경계하는 내용의 글을 게재한 바 있다.
개성과 강원도는 모두 남측과 인접한 대표적인 접경지역이다. 군사적 긴장 관리뿐 아니라 주민들의 사상 통제 측면에서도 북한 당국이 민감하게 관리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군사분계선과 인접해 있어 외부 정보 유입 가능성에 대한 당국의 경계가 큰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개성은 과거 남북 경제 협력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이 위치했던 지역으로 남측과의 교류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이 축적된 곳이다. 북한은 간부들의 기고글에서 미국과 한국을 '불변의 주적'으로 등으로 규정하고 '남쪽 국경선'을 언급하며 북한이 개성 일대를 군사적·사상적 요충지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는데, '남북 경협'의 기억을 완전히 지우기 위한 사상전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이들 지역 주민들의 사상 문제를 집중 관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개성공단 운영 과정에서 형성된 대남 접촉의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접경지역 특성상 대북 전단이나 저장매체 등을 통한 외부에서의 대북 정보 유입 활동에도 상대적으로 노출이 쉽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찰·안전기관 간부들을 동원한 반사회주의·반동사상 경계 담론을 강화해 법과 규율을 더욱 제도화하는 방식으로 접경지역 주민들에 대한 사상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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