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향한 '러브콜' 끝내 없나…방중 마지막날 행보 주목
'대북정책' 없는 트럼프 행정부, 미중 정상회담서도 북핵은 후순위
외교가 "돌발 변수 남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은 미중관계 관리"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마지막 날인 15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향한 이른바 '러브콜'이 나올지 주목된다. 다만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과거와 같은 북미 정상 간 '이벤트 외교'의 기류가 뚜렷하게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과의 갑작스러운 대화가 전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특히 북한이 올해 노동당 9차 대회와 새로 선출된 최고인민회의 15기 1차 회의를 통해 핵보유국 기조를 강화하면서 북한과 미국의 협상의 접점을 더 찾기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와 같은 '깜짝' 대북 외교를 재가동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인 14일 미중 정상회담 관련 발표문에서 "양국 정상은 중동 정세, 우크라이나 위기, 한반도 등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라고 밝혔다. 북한 문제가 공식 의제로 논의된 것은 맞지만, 우선순위에선 밀린 모습이다.
백악관은 아예 '한반도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과 경제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히는 등 양자 간 이익이 직접 결부된 현안에 집중했음을 시사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도 방중 전후 발언에서 무역·관세, 공급망, 기술 경쟁 등 미중 전략·경제 현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경주를 찾으면서 김 총비서에게 "만날 의향이 있다"라는 메시지를 밝혔다. 실제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4월에 돌아오겠다"라고 밝히면서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간 접촉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그 사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발발한 중동전쟁이 장기화하는 등 정세가 급변하며 북한 문제가 미국과 중국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모양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준비는 거의 안 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라고 밝혀,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이벤트성 대북 외교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지 않음을 시사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방중에서 북미 간 접촉의 기류가 약한 이유는 정세의 구조적 변화 때문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월 노동당 9차 대회를 통해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제도화하고, 3월 최고인민회의 15기 회의를 통해 헌법에 '핵무기 사용 조건'을 명시하는 등 한미를 상대로 적대적, 호전적 외교를 지속하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총비서가 작년에 이미 밝힌 대로 '핵보유국' 지위를 고착화하며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입지'를 다지려 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아직 명문화된 대북정책을 수립하지 않으며 북한에게 '분명한 시그널'을 보내지 않고 있다. 미국은 한미 간 고위급 소통 과정에서 한국의 '비핵화' 기조를 부정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북한의 입장에선 미국의 목표 역시 아직은 '북한의 비핵화'에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김 총비서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벤트성 접근'에 호응할 이유가 생길 수 없다는 것이 외교가의 중론이다. 적어도 '핵 군축' 협상이 가능하다는 정도의 메시지를 내야 북한의 입장에선 '미국이 핵보유국 입지를 인정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 전략적 초점을 중국과의 관계 관리에 두고 있다. 시진핑 주석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친교'의 시간을 상당히 많이 배치하고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언급하며 미중 간 충돌 관리에 방점을 찍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돌발 외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실질적인 대북 접촉이 이뤄지진 않아도, 훗날을 기약하는 '대북 메시지'만 나와도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도 정부 내에서 감지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일정이 기념행사와 업무오찬 등 비교적 유연하게 구성됐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즉흥적인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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