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기다리다 눈 감아"…北 억류자·국군포로 가족, 유엔에 호소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 방한 계기 생사 확인·석방 촉구
국군포로 가족 "강제노역·연좌제 고통…정부도 나서야"

손명화 국군포로가족회 대표가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에게 국군포로 문제 해결과 북한 인권 문제 대응을 촉구하는 발언문을 발표했다. 2026.05.12. (국군포로가족회 제공)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북한에 장기 억류된 선교사 가족과 국군포로 가족들이 방한 중인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에게 북한 억류자 생사 확인과 석방, 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튀르크 최고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유엔 차원의 북한 인권 문제 제기와 한국 정부의 후속 조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북한에 13년째 억류 중인 김정욱 선교사의 형 김정삼 씨는 12일 발언문에서 "가족들은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며 "제 아버지는 아들을 기다리며 애통한 마음으로 끝내 눈을 감으셨고 셋째 형님도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김 씨는 "김정욱 선교사의 두 아들도 아버지의 생사조차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며 "함께 억류된 김국기 목사님과 최춘길 선교사님도 10년 넘게 북한에 억류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2월 17일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나오고 열흘 후 북한은 김정욱 선교사의 '간첩 자백' 기자회견을 했다"며 "2015년 6월 23일 서울 북한인권사무소 개소 당일에는 김국기·최춘길 선교사에 대한 무기노동교화형 선고를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교사 세 분은 북한 반인도범죄에 대한 책임규명 과정에서 북한 반인도범죄의 피해자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씨는 튀르크 최고대표를 향해 "세 선교사의 생사 확인, 가족과의 연락 허용, 즉각적인 석방을 직접 요구해 달라"며 "유엔 북한인권 논의에서도 이를 우선 의제로 다뤄 달라"고 요청했다.

국군포로가족회 대표 손명화 씨도 별도 발언문에서 "우리 아버지는 군번 K1123444 손동식 이등중사로 1984년 북한에서 국군포로로 돌아가셨다"며 "저는 2005년 탈북해 한국에 왔고 2013년 아버지의 유언대로 유해를 한국에 모셔왔지만 그 대가로 오빠와 막내 동생, 조카가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졌다"고 밝혔다.

손 씨는 "국군포로와 가족들은 지난 수십 년간 북한 탄광에서의 강제노역과 연좌제로 신음했다"며 "목숨을 걸고 탈북해 돌아왔지만 한국 정부와 사회의 무관심과 냉대 때문에 피눈물을 흘렸다"고 주장했다.

또 "1994년 고(故) 조창호 중위 귀환 후 지금까지 국군포로 80명이 귀환했지만 현재 생존자는 6명뿐"이라며 정부를 향해 △국군포로 진상규명위원회 설치 △'국군포로 기억의 날' 지정 △'북한인권 증진의 날' 지정 △국군포로 특별훈장 제정 △국군포로 소송 조속 판결 등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손 씨는 튀르크 최고대표에게 "이번 방한 기간 중 우리 정부 관계자를 만난다고 들었다"며 "우리 정부를 설득해서 국군포로의 한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