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호응 끌어낼 '3축 전략'은…"신뢰·경제·군축 연계 필요"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핵 없는 한반도' 단계적·실용적 접근법 제시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남북·북미 간 신뢰 구축으로 협상 기반을 닦고, 경제적 인센티브로 호응을 유도하며, 북한의 다자 군비통제(핵군축) 플랫폼 참여 유도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의 현실적 타당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 25일 나왔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은 지난 23일 발간한 보고서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한 대북 접근 방안'(이성훈, 백선우, 이지선, 하경석)을 통해 북핵 문제에서 '전쟁 위험이 해소된 핵 없는 한반도'를 최종 목표로 유지하되, 이를 실현하는 방식으로 단계적·실용적 접근과 북미 대화 재개를 추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략연은 "이러한 접근은 기존의 '안보 대 경제'식 단선적 교환모델로는 북한의 전략적 계산을 변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며 "따라서 제재 완화나 경제적 지원만으로는 호응 유도가 어려울 것임을 감안하여 대북 접근은 '안보 대 안보+경제'형 복합 교환구조로 설계해야 한다"라고 진단다.
우선 여건 조성 단계에서는 상호 불신이 최대 장애물임을 고려해 대화 채널 복구와 인도적 협력과 접경지 충돌 위험 완화 등으로 북한의 체제 안전이 훼손되지 않는다는 실질적 신호를 제공해야 한다고 전략연은 강조했다.
1·2단계(중단·축소)단계에서는 제재 해제 등의 보상을 단계별로 세분화해 중단·축소 시마다 체감 가능한 유인책을 배치해야 하며, 특히 이 방식을 고착하기 위한 다자적 협력 장치를 가동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략연은 3단계(폐기)에서는 비핵화를 '신뢰-경제-안보'가 결합된 패키지의 점진적 안착 과정으로 인식해, 북한의 명분과 미국의 성과를 동시에 충족하는 구조를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제도적으로 달성해야 한다고 봤다.
특히 경제적 유인을 통한 북한의 호응 유도와 관련해 전략연은 향후 북한의 경제 협력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정책 정합성 △장기적 산업 수요 △지역 개발 협력 등 분야를 짚었다.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발표된 경제 전략과 정책적 정합성이 높은 분야로는 △대외 교역 △관광 △정보산업 △지방 발전(보건·교육·의료·식량) 등이며, 북한이 향후 관심이 높을 지역 개발 협력은 △광역 두만개발계획(GTI) 재참여 △동북아 전력망(슈퍼그리드) △유라시아 철도·물류 회랑 △두만강 경제벨트 개발 △관광 협력 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보고서는 다자 군비통제 구상에 북한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도 소개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기정사실화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위협 감소(군축)를 명분으로 협상을 시작해 '단계적 보상'과 '체제 보장'을 연계해 북한이 협상의 실익이 크다고 판단하게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미 간 핵군축 협상이 개최될 경우에도 전략연은 북한이 '이탈'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별도의 다자 트랙(한·중·일·러, 필요시 몽골·동남아시아국가연합으로 확대)을 병행하는 이중 트랙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자의 틀 속에서 북한에 대한 보상과 압박 방안을 제기할 수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면서 군비통제와 관련한 의제는 세분화해 북한이 수용 가능한 범위부터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짚었다. 예를 들어 핵실험 중단, 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핵물질 추가 생산 중단 같은 제한적 의무를 단계적으로 제시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략연의 설명이다.
전략연은 특히 북한이 협상 초기에 전면적 사찰을 수용할 가능성은 작으므로 △1단계는 외부 감시 기반의 소극적 검증 △2단계는 제한적 현장 접근 △3단계는 핵시설별 사찰 △4단계는 핵물질 재고 확인으로 강도를 높여가는 구조가 적절할 수 있다고도 예상했다.
다만 북한의 방어적 태도와 주변국의 부담을 고려할 때, 북한만 군비통제 대상으로 삼는 것보다는 동북아 지역 전체의 군축 의제와 연동한 포괄적 안보 프레임워크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전략연은 제언했다. 이 경우 북한은 지역의 위험 감소 조치의 참가자로 다자 틀에 편입될 수 있어 체제 위협과 부담을 덜 느낄 것이라고 전략연은 분석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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