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만든 北노래 친선축제서 공개…북러 결속 부각
4월 '태양절' 보다 북한군 추모에 역량 집중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26개국 67개 예술단체 참여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을 계기로 열린 국제예술축전에서 러시아가 직접 제작한 노래를 공개하며 북러 관계 밀착을 부각했다. '쿠르스크 해방작전' 종결 1주년(4월27일)을 앞두고 기념과 추모 분위기를 함께 조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22일 제기됐다.
최근 조선중앙TV가 방영한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녹화 무대에 따르면 러시아 가수 제니스 윌로진은 쿠르스크 지역 작전 중 전사한 북한 군인들을 찬양하기 위해 창작한 추모곡 '우리는 그대들을 기억하네'를 불렀다.
방송은 자막을 통해 "이 노래는 정의로운 러시아의 위업에 지지 성원을 보내준 조선 인민들에게 경의를 드리며 쿠르스크 지역 해방 전투에서 불멸의 위훈을 세운 조선인민군 해외군사작전부대 참전 용사들을 찬양해 특별히 창작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노래에서는 "러시아에서 종소리 울릴 때, 크레믈리에서 경보 울릴 때 조선의 청년들 전장에 나섰네, 쿠르스크에서 적들과 싸웠네 감사를 드리네 그대들의 진실한 우정에", "러시아 사람들의 기억에서 영원하리", "치열한 싸움의 불도가니 속에 하늘의 별 되어 영생하네" 등의 가사를 담아 북한군 희생에 대한 감사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앞서 러시아의 유명 애국주의 가수인 '샤먼'도 지난해 광복절과 당 창건 기념일 등을 계기로 방북해 전사한 군인들을 위한 추모곡을 불렀다. 또 북한에서는 러시아의 유명 전시 가요인 '카튜샤', '러시아에 봉사함' 등의 곡을 북한군 합창단 버전으로 편곡해 내부 행사에서 부르기도 했다.
이번 노래 공연은 오는 27일로 예상되는 쿠르스크 전쟁 종전 1주년을 앞두고 북러 간 군사 협력과 연대를 기념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 측이 새로 노래를 제작해 공연했다는 점에서 양국 관계의 상징성을 문화 영역까지 확장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북러 양국의 북한군 추모곡 창작은 단순한 예술 공연을 넘어 북한 내부의 민심을 관리하고 참전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녀를 전선으로 보낸 북한 유가족들에게 심리적 위안을 주는 동시에 북한 주민들에게 러시아와의 '피로 맺어진 혈맹' 의식을 고취시키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4월 첫 공개활동으로 러시아 파병군 전사자를 기리는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건설 현장을 찾았다. 그는 "4월 중순 이곳에 참전 열사들의 유해를 안치하는 의식을 엄숙히 거행하고, '쿠르스크 해방작전' 종결 1주년을 맞아 준공식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며 4월을 일종의 '보훈의 달'로 삼을 것을 시사했다.
북한 매체에는 북한의 큰 명절 중 하나인 '태양절'과 관련된 각종 행사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정작 김 총비서는 선대들이 안장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현장에 가지 않고 있다. 이에 북한이 태양절 행사 대신 파병군 전사자 유해 안치식에 더 많은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은 1982년 시작된 국제예술 행사로, 김일성 생일을 계기로 매년 평양에서 개최된다. 북한은 이 행사를 통해 우방국들과의 문화 교류를 강조하고 정치적 연대를 과시하는 장으로 활용해 왔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이번 축전에는 러시아와 중국, 라오스, 베트남, 몽골, 캄보디아 등 26개국 67개 예술단체, 3000여 명이 참가했다.
노동신문은 앞서 이번 행사가 "나라들 사이의 친선과 단결, 문화적 협조와 교류를 확대하는 계기"라고 강조하면서도 "전쟁과 예속을 반대하고 평화로운 세계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려는 인류의 염원과 해당 나라 인민들의 민족적 정서와 낭만을 보여주는 다채로운 예술작품들도 축전무대를 특색있게 장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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