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원산·신의주·삼지연 활주로 잇달아 정비…"군사·관광 포석" 관측
NK뉴스 위성사진 분석…경사형 유도로 신설·활주로 확장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동해안 관광지와 북중 접경 지역 주요 공항 활주로를 잇달아 정비하며 항공 인프라 현대화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민간 항공 수요 확대보다는 관광 개발과 군사적 활용을 동시에 염두에 둔 복합 목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16일 위성사진 업체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이 원산 갈마국제공항과 신의주 인근 의주 공군기지, 삼지연 공항 등 3곳에서 활주로 개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공항은 모두 활주로에 '경사형 유도로(angled taxiway)'를 새로 설치하거나 확장하는 방식으로 개보수가 이뤄지고 있다. 경사형 유도로는 항공기가 착륙 후 속도를 크게 줄이지 않고 활주로를 빠져나갈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로, 항공기 이착륙 간격을 줄이고 공항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활용된다.
이는 북한 대부분 군용 비행장이 항공기가 급격히 방향을 꺾어야 하는 직각 출구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 변화다. NK뉴스는 "북한 내 민간 항공편 운항이 제한적인 현실을 고려하면 단순한 민항 편의 개선보다는 민군 겸용 공항의 전시 운용 능력 향상 목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신의주 인근 의주 공군기지다. 의주 기지는 과거 소련제 IL-28 폭격기 운용 기지로 활용됐으며, 코로나19 기간에는 방역·소독 물류기지로 전환됐다가 지난해 말부터 다시 군 비행장 기능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사진 상 이곳 활주로 확장 공사는 지난해 11월 시작됐으며, 활주로 길이는 기존 2500m에서 3000m 수준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북한 일반 공군기지보다 긴 수준으로, 대형 화물기나 중대형 군용기 운용 능력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의주 기지에는 활주로 외에도 북측 유도로와 외부 도로를 연결하는 신규 도로가 건설되고 있으며, 인근 대규모 부지 개발 사업과도 연결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지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홍수 피해 현장을 직접 시찰했던 곳으로, 향후 물류·교통 거점 또는 복합 개발사업과 연계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원산 갈마국제공항에서도 지난 3월부터 활주로 확장 및 유도로 개선 공사가 진행 중이다. 원산 공항은 터미널과 평행하게 배치된 3500m, 3120m 길이 활주로 사이 교차구간을 넓히고, 장거리 활주로 남동쪽 끝에 경사형 출구 유도로를 추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산 공항 정비는 갈마해안관광지 개장 이후 두 번째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관광 인프라 확충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산 공항이 개항 이후 10년 가까이 본격적인 국제선 운항 없이 유지돼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북중 관계 개선 흐름 속 중국 관광객 유입 확대를 준비하는 조치일 수 있다. 실제 공항 주변에서는 대규모 신규 철도역 건설도 병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지연 공항 역시 활주로 확장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시작된 공사로 3300m 활주로에 경사형 진출 유도로가 추가 설치될 예정이며, 공항과 삼지연 시내를 연결하는 고가철도 노선과 인근 스키리조트 개발도 동시에 추진 중이다. 북한은 삼지연과 백두산 일대를 '혁명 성지'이자 핵심 관광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어, 이번 사업 역시 관광 접근성 개선 목적이 강하다는 평가다.
다만 북한의 현실적인 항공 수요를 감안할 때 이번 공항 현대화 사업을 단순 관광 개발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 내 국제선 운항 공항은 사실상 평양 순안공항뿐이고, 국내선도 극히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과도한 활주로 확장과 공항 설비 개선은 군사적 목적을 병행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NK뉴스도 "북한이 관광·민간 인프라 개발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시 항공 운용 능력 강화와 대형 군용기·물류기 수용 능력 확대를 함께 노리는 이중 목적 사업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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