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상 치료' 거두고 보험료 걷나…보건보험기금 확대 추진"

통일연구원 "국가 부담 구조 해체, 주민·기업 공동 부담 전환"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의 함경북도 종합병원.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보건보험기금을 통한 의료보장제 확대를 공식화하며 보건 제도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가가 전적으로 비용을 부담하던 기존 의료체계를 손질해 재정 기반을 확충하려는 조치로, 무상치료제를 근간으로 한 기존 시스템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평가가 10일 나온다.

통일연구원은 최근 '북한 보건 제도 개혁 : 보건보험기금 의료보장제 실시 배경과 함의' 보고서에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변화된 조건과 환경에 맞게 보건 제도를 혁신하고 보건보험기금에 의한 의료보장제의 확대 실시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보건법 개정과 의료보장제 확대를 통해 보건부문의 물질·기술적 토대, 즉 의료 재정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개혁은 재정 구조 전환의 성격이 뚜렷하다고 통일연구원은 짚었다. 보고서는 보건보험기금 체계에 대해 "기존의 국가 전액 부담 방식을 해체하고 재원 조달 창구를 다각화하는 데 있다"며 "기업소와 개인이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보험기금과 자발적으로 납부하는 보험자금으로 구성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 예산에만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주민과 기업이 의료비용 일부를 직접 부담하는 체계로의 이행을 공식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무상치료제가 전면 폐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게 연구원의 관측이다. 보고서는 "무상치료제는 헌법과 보건법 등 다수 법률에 규정된 체제의 상징 중 하나"이라며 "관련 조항을 일괄 삭제하는 것은 체제 및 제도의 정당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상치료제를 유지하면서 보건보험기금 기반 의료보장제를 추가하는 방식, 즉 이원적 구조로 개편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1차 의료는 무상치료를 유지하고, 수술·정밀진단 등 고비용 의료는 보험 기반으로 전환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이같은 변화는 대규모 보건 인프라 확충에 따른 재정 부담과 맞물려 있다. 북한은 제9차 노동당 대회와 15기 최고인민회의 첫 회의를 통해 향후 5년간 100개 시·군 병원 건설과 도급 종합병원 확충, 평양 내 추가 종합병원 건설 등을 포함한 '보건 현대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보고서는 "병원 건설과 운영, 의료인력 배치, 장비·의약품 확보까지 고려하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라며 "안정적 재원 확보를 위해 보험기금 확대가 불가피하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북한의 보건예산도 증가 추세다. 보고서는 "2026년 보건부문 지출이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며 "보건 현대화 계획을 지속 추진하기 위해서는 매년 예산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보건보험기금 확대를 통한 의료 서비스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보고서는 "재정이 강화될 경우 의약품 공급과 의료 장비 확충이 이뤄지고 의료서비스 질이 개선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환자의 뇌물 제공이나 비공식 의약품 구매 등 기존 비정상적 의료 관행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통일연구원은 일부 예상되는 부작용도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보험료 부담이 주민과 기업에 전가될 경우 저소득층의 의료 접근성이 악화할 수 있다"며 "의료 불평등 심화와 건강권 후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