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유엔 北 인권결의안 불참 기류…조기 공동제안국에서 빠져
작년 11월 유엔총회 때 채택된 北 인권결의안에는 공동제안국에 적극 참여
남북관계 악화에 북한인권 문제 개입 최소화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정부가 이달 말 제61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채택될 북한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지 않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북한이 가장 민감해하는 인권 문제에 대한 언급을 최소화하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은 지난 18일 신청이 마감된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안 '조기 공동제안국'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조기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이달 27~30일 중 결의안이 채택되고 나서 약 2주 동안은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할 기회가 열려있다"면서 "아직 참여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결의안 초안 회람 기간이나 또는 결의안이 채택된 이후에라도 정부가 뒤늦게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릴 수는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과거 우리 정부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명확한 참여 의지가 있을 때는 통상 조기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 다른 국가들과 결의안 문구 협의 과정에 적극 참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조기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지 않을 시에는 결의문 상정본인 이른바 'L문서'에 국명이 표기되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유엔총회 제3위원회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때도 한국 정부는 조기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당시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집중했던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를 고려하면 다소 의외라는 평이 나왔는데, 보편 가치인 인권 문제에서만큼은 국제사회의 흐름을 따라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됐다.
정부의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참여 여부는 정권에 따라 달라져 왔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매년 상반기에, 유엔총회는 매년 하반기에 열리는 것으로 두 일정의 개최 시기만 다를 뿐 결의안의 성격은 대동소이하다는 평가다. 한국은 2008∼2018년 유엔 인권이사회 및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의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 오다가 문재인 정부 때인 2019∼2021년에는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불참했다. 그러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 공동제안국에 복귀했다.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북한인권결의안에 적극 동참한 이재명 정부가 이번에는 막판까지 불참 카드를 고려하는 이유는 그사이 남북관계가 더욱 악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를 '한반도 평화 공존의 원년'으로 삼고 북한과의 대화·협력을 재개하기 위한 각종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설 연휴 기간에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정부 때 우리 군의 대북 무인기 공작과 최근 민간이 북한으로 날린 무인기 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9·19 남북군사합의의 일부를 복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지난달 열린 노동당 9차 대회에서 한국에 대한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강화하며 현 정부의 대북 유화책에 대해 '기만극'이자 '졸작'이라고 평가절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참여 여부와 관련해 외교부는 "정부는 북한 주민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을 지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라면서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제반 노력과 결의안 문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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