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두 국가' 고착, 닷새 뒤에 결정된다…北 "헌법 바꿀 것"

北, 22일에 15기 최고인민회의 첫 회의…'사회주의헌법 개정' 안건 상정
영토·영공·영해 등 새 국경선 조항 반영 가능성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5일 순천지구청년탄광연합기업소 천성청년탄광에 마련된 선거장에 방문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투표에 참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제15기 대의원 선거를 마무리하고 오는 22일 첫 회의를 소집한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 '사회주의헌법 수정보충(개정)'을 안건으로 예고했는데, 이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강조해 온 남북 '적대적 두 국가' 기조 강화를 위한 헌법 조항을 추가하려는 것으로 17일 예상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지난 15일 진행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5기 대의원 선거를 통해 총 687명의 대의원을 선출했다고 보도했다. 최고인민회의는 우리의 국회와 비슷한 기구로, 대의원 역시 우리의 국회의원과 비슷한 역할을 맡고 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이번 선거 결과를 토대로 최고인민회의 제15기의 첫 회의를 22일 평양에서 소집하기로 결정했다며 관련 결정과 공시를 노동신문에 실었다.

이에 따르면 첫 회의에서는 사회주의헌법 개정 문제와 공화국 국무위원장 선거, 국가지도기관과 최고인민회의 부문위원회 간부 선거, 노동당 9차 대회에서 결정한 국가경제 발전 5개년 이행을 위한 후속 조치, 작년 예산 결산 및 올해 예산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이중 헌법 개정 문제는 북한이 지난 2023년 말부터 주창하고 있는 '남북 두 국가' 정책의 법제화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밀어붙이는 것으로, 그는 지난 2023년 12월 당 전원회의 연설에서 처음 '남북 두 국가'라는 개념을 제시한 뒤 이를 공식적인 대남 정책으로 이행하고 있다. 과거의 통일정책, 대남정책을 모두 철회하고 남북관계가 '국가 대 국가'로 새롭게 정립됐다는 것이 북한의 주장이다.

김 총비서는 이미 지난 2024년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에 영토·영해·영공을 규정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이후 북한은 남북 연결도로 및 철로를 끊고 군사분계선 인근에 철책과 방벽을 세우는 등 물리적 단절 조치를 단행했으며 공식 담화 등에서 '남조선'을 '한국'으로 부르거나 '영공' 등 남한을 '다른 나라'로 지칭해 왔지만, 아직 관련 내용을 명확하게 헌법에 반영하진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 총비서는 지난달 19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 9차 노동당 대회에서 밝힌 대남 노선에서도 '단절 표현'을 극대화했다. 그는 "남북관계의 역사적 종지부를 찍는다"라거나 "가장 적대적인 국가 대 국가 관계로 정립하는 최종적인 중대 판단을 내렸다"는 등의 발언으로 남북관계를 과거로 돌리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부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헌법 개정을 통해 북한이 새로운 국경선 등을 명문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북한이 '남북 두 국가'와 관련한 별도의 법을 만들었으며, 이 내용 일부 혹은 이 법의 '정신'을 헌법에 반영한 뒤 관련 내용을 한 번에 공개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북한이 헌법에 '남북은 서로 다른 나라'라는 개념을 명시하면, 남북관계를 다시 과거와 같은 '통일을 지향하는 분단된 민족'으로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22년 '핵무력정책법'을 만들고 관련 내용을 헌법에도 반영하면서 핵보유국이 법적 의무이자 권리라는 주장을 전개하고 있다. 비핵화를 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게 북한의 논리라는 점에서, 남북 두 국가가 법제화될 경우 같은 방식의 주장을 전개할 가능성이 크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한이 '조선반도(한반도) 북반부'를 영토로 규정하고 군사분계선(DMZ) 구간을 사실상의 국경선으로 선포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다만 해양 경계선의 경우 불필요한 충돌을 우려해 새로운 기선을 제시하거나 구체적인 국경선을 명시하기보다는 포괄적으로 언급하며 자신들의 권리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