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세대교체 단행한 北, '새 시대 일꾼의 12가지 품성' 학습 개시
노동신문 "간판 아닌 성과로 충성 입증"…빠르게 간부 기강 다잡기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한 북한이 빠르게 간부들의 기강을 다잡는 사업을 개시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25일 자 보도에서 '새 시대 일꾼들이 지녀야 할 12가지 공산주의적 품성'을 제시하며 △당성 △원칙성 △정치성 △책임성 △이신작칙 △창발성 △군중성 △인간성 △진실성 △낙천성 △도덕성 △청렴결백성을 앞으로 모든 간부들이 갖춰야 할 12가지 자질이라고 제시했다.
노동당의 기관지인 노동신문의 보도는 북한 당국의 정책을 선전하는 도구이자 전국 각지의 간부들의 입장에선 중앙당의 '지침'을 파악할 수 있는 학습 자료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이번 보도 역시 향후 간부들을 단속·평가하는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26일 나오고 있다.
노동신문은 12가지 품성을 '원칙성'이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묶었다. 이는 12가지를 지키는 것이 간부의 '기본 소양'이자 반드시 관철해야 하는 당의 지침이자 지향점임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다.
신문은 특히 "혁명에서 원칙의 양보는 곧 죽음이다"라는 강경한 수사까지 동원해 간부들의 각성을 요구했다. 신문은 현재의 정세를 "총포성은 울리지 않지만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제국주의자들과의 대결전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진단하며 "현실은 일꾼들로 하여금 견결한 원칙성을 한순간도 뗄 수 없는 투쟁의 무기로 억척같이 벼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 시기 제시되는 당의 방침을 자자구구 깊이 학습하라"거나 "당의 사상과 의도에 어긋나는 현상과는 사소한 것일지라도 날카롭게 투쟁하라"라며 당에 대한 충성을 통해 성과를 낼 것도 독려했다.
이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수시로 간부들의 '태만'을 지적하며 공개적으로 간부들을 징계하는 등 최근 북한이 간부들의 기강 문제를 강하게 다잡는 현상이 이어지는 것과 직결되는 조치로 보인다. 비록 표면적으로는 이념적인 기준을 제시하더라도, 간부들에 대한 평가 기준을 세분화해 더욱 고강도 검열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신문은 12가지 품성이라는 원칙성과 함께 또 다른 자질로 '다박다식한 실력가형 일꾼'을 제시했다. 이는 이념적 무장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효용성이 있는 '실력'을 갖추라는 것으로, 신문은 "배우고 탐구하고 노력하는 일꾼에게는 못해낼 일이 없다"며 실력을 충실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조건으로 규정했다.
신문은 '당 중앙의 의도를 민감하게 포착하는 능력'을 중요 조건으로 내세우기도 했는데, 이는 성과를 '보여주기식'으로 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낼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신문은 "정치적 감각이 무딘 사람은 우리의 전진을 저해하는 장애물"이라고도 규정했는데, 여전히 북한에서 독재 체제 특유의 '만성화된 업무'가 만연함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김정은 총비서는 9차 당 대회 '결론'에서 "우리는 낡고 뒤떨어진 유물을 언제까지나 남겨둘 수 없으며, 낙후성과 폐단을 더욱 과감하게 극복·청산해야 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신문의 보도는 북한이 세대교체를 통해 선대 시절의 간부들을 퇴진시키고 김 총비서가 직접 발굴한 간부들로 빈자리를 채우는 것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원로 간부들의 '생존 방식'을 답습하거나 이들에 비해 실력이 떨어질 수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빠르고 강력한 '경고장'을 던지는 차원의 조치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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