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물러난 '김정은 금고지기'…北, 세대교체 폭풍 세다

2017년 임명된 39호실 실장 신룡만, 9차 당 대회서 교체된 듯
후임에 '한상만' 거론…행적 잘 알려지진 않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통치자금 등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노동당 39호실 실장인 신룡만이 이번 9차 당 대회를 계기로 교체된 것으로 파악된다.(통일부 제공).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통치자금 등 '비자금'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노동당 39호실의 수장이 교체된 것으로 25일 파악됐다. 최근 개최된 제9차 노동당 대회 인선을 분석한 결과다.

이번에 발표된 당 중앙위원회 위원·후보위원 명단에서 지난 9년간 39호실을 이끌어온 신룡만 실장의 이름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권력 구조상 39호실 실장은 통상 당 중앙위 위원 혹은 후보위원 직책을 겸해왔다는 점에서, 신룡만의 이름이 누락된 것은 곧 그의 퇴진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룡만은 2017년 10월 전임자인 전일춘의 뒤를 이어 39호실의 4대 실장이 됐다. 전일춘과 마찬가지로 신룡만 역시 39호실에서 오랜 기간 일해온 인물로 파악된다. 39호실은 최고지도자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곳이기 때문에 신원이 확실한 것은 물론 장기간의 노하우 축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실장이 되기 전까지 대부분의 39호실 인사들의 활동 내역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비밀스러운 조직이다.

신룡만은 39호실 실장으로 재직하며 정권 운영 자금과 외화 및 사치품 조달 등 특수 자금 조달 체계를 총괄해 왔다. 이번 9차 당 대회를 기점으로 약 10년 만에 실장직에서 물러났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선을 통해 당 재정경리부장을 맡아온 김용수 역시 물러난 것으로 추정되면서, 노동당 핵심 자금 관리 라인이 일종의 징계성 조치를 받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북한이 이번 당 대회를 계기로 '빨치산 2세대'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리병철 당 군수정책담당 총고문 등을 퇴진시키며 세대교체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신룡만의 퇴진도 세대교체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39호실은 1970년대 중반 창설된 이후 반세기 가까이 김씨 일가의 체제 유지를 위한 핵심기구로 기능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 1대 실장 최복만, 2대 김동운, 3대 전일춘, 4대 신룡만으로 이어져 왔으며, 내부 승진을 통한 '대물림' 인사가 관행처럼 이어져 온 자리로 평가된다.

북한은 신룡만의 후임자를 공개하진 않았으나, 이번 당 대회 때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 처음 이름을 올린 한상만이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한상만은 과거 공개 활동이나 대외 수행 보도가 거의 확인되지 않으며, 39호실 내에서 조용히 경력을 쌓아온 인물로 추정된다. 북한이 그간 39호실 실장 인사를 공식 발표한 적은 없어 후임자가 누구인지는 정부 당국의 공식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대북제재 장기화와 북러 협력 확대 등 대외 환경 변화 속에서 외화 확보 등 '특수 재정' 운영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39호실 수장의 교체는 향후 북한의 자금 운용 전략 변화와도 연동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