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경제 실패' 인정했던 김정은…이제는 "획기적 성과" 자신감 표출

개회사 대부분을 경제 성과 과시에 집중
'불가역적' 국제적 지위 확보도 주장…'핵보유국' 강화 기조 지속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전날인 19일 개막한 노동당 9차 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19일 개막한 제9차 당 대회에서 지난 5년간의 경제 성과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5년 전 8차 당 대회에서 '경제 실패'를 스스로 인정하며 강도 높은 쇄신을 강조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인데, 일각에서는 북한이 경제 성과에 따른 체제 자신감을 바탕으로 향후 북미·남북 대화의 장벽을 더욱 높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제9차 당 대회가 전날인 19일 평양에서 개막했다고 보도했다. 5년마다 한 번 개최되는 당 대회는 북한이 5년 단위의 주요 국가 정책과 국정 운영 방향을 논의, 결정하는 최대 규모의 정치적 행사다.

김 총비서는 개회사에서 지난 5년간 북한이 정치·경제·국방·문화·외교 등 모든 방면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하며 사회주의 발전에서 '전환적 국면'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8차 당 대회가 열린 2021년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국가의 안전이 위협받던 '엄중한 시기'였지만, 이후 당과 인민 그리고 군대가 결집해 극복함으로써 현재는 "모든 게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총비서는 경제 분야에서의 성과를 유독 강조했다. 그는 "사회주의 건설의 기본 전선인 경제 분야에서 인민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이 기본적으로 완수되고, 우리 경제가 오랜 노후와 침체에서 벗어나 계획적으로 전진할 수 있게 하는 일정한 토대와 잠재력이 다져졌다"라고 설명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제9차 노동당 대회'가 지난 19일 개막했다고 20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이는 지난 2021년 8차 당 대회 개회사에서 "국가경제 발전 5개년 전략 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가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했다"라며 이례적으로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아픈 교훈들을 되풀이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며 과감한 내부 쇄신을 주문한 것과는 확 달라진 모습이다.

당시 김 총비서는 국가 경제의 설계를 총괄하는 국가계획위원장과 농업상을 비롯한 부총리 8명 중 6명을 교체하고, 전력공업상·화학공업상·철도상 등 5개년 계획의 핵심 책임자들을 모두 바꾸는 대규모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이후 북한은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을 핵심 키워드로 한 새로운 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했다. 이후 김 총비서는 '지방발전 20X10 정책'을 내세워 여러 지방에 현대식 공장을 세우고 대규모 관광지를 새로 조성하거나, 평양 일대에 5만 세대 이상의 살림집을 짓는 등 경제 성과를 수치로 내세우기 위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9차 노동당 대회를 주재하는 모습.[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이번 개회사에서 확인된 김 총비서의 '자신감'은 현재 북한이 국정 운영 방식에 큰 변화를 줄 가능성을 작게 만드는 요인이다. 대외 분야에 있어 한미에 적대적인 기조도 그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실제 김 총비서는 개회사에서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지위가 '불가역적'으로 굳건해졌다며 이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과 환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간 북한이 러시아와의 밀착을 통해 경제 및 군사 분야에서 많은 발전을 이룩해 왔고, 스스로 주장하는 핵보유국 지위를 '법에 고착된 불가역적인 것'이라고 주장해 온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지금의 '전략적 지위'를 좀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향후 외교를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한은 지난 5년간 자력갱생이라는 내부 목표와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경제 회복에 집중해 왔다"면서 "김정은은 개회사에서 이같은 정책이 굉장히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며, 대외적으로도 국가 전체의 지위가 높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역시 "한국이나 미국에 대한 위력 과시 차원을 넘어 실질적으로 8차 당 대회와 비교했을 때 북한의 경제 성과가 크다고 봐야 한다"면서 "일단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내부적으로 민생과 경제 문제는 어느 정도 개선됐다고 보는 자신감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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