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평화 공존' 대북정책 설명서 발간…'E·N·D 구상' 직접 명시 피해

'평화 공존 제도화·공동 성장 기반 구축·핵 없는 한반도' 목표 제시
"E·N·D는 '끝'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준다"…여론 의식한 듯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 책자.(통일부 제공)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정부는 3일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평화 공존 정책'을 안내하는 설명서를 발간했다. 이번 설명서에는 이 대통령이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에서 교류(Exchange)·정상화(Normalization)·비핵화(Denuclearization)의 앞 글자를 따 제시한 한반도 구상인 'E·N·D 이니셔티브'가 직접 명시되지 않아 눈길을 끈다.

통일부는 이날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평화 공존 정책'을 설명하는 책자를 발간해 전국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정부기관·언론·전문가를 비롯해 전국 주민센터 약 3500곳과 초·중·고교 약 1만 2000곳에 배포된다.

이 책자는 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 등에서 제시한 한반도 정책 방향을 토대로 관계부처와 전문가 논의·국민 의견수렴을 거쳐 마련됐다.

정부는 '한반도 평화 공존 정책'이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 정신을 계승하고,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이후 역대 정부가 이어온 평화 공존 정책의 역사적 흐름 위에 서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평화 공존 정책의 3대 목표로 남북 간 평화 공존 제도화·한반도 공동 성장 기반 구축·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을 제시했다.

3대 원칙으로는 북한 체제 존중·흡수통일 불추구·적대행위 불추진을 명시했다. 북한 체제를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통일의 상대방으로 인정·존중하고, 일방적 흡수나 인위적 통일이 아닌 평화공존에 기반한 통일을 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추진 전략으로는 '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의 포괄적 접근'과 '국민·국제사회와 함께하는 열린 정책 추구'가 제시됐다. 이 가운데 '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의 포괄적 접근'은 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시한 'E·N·D 이니셔티브'를 가리킨다. 다만 정부는 이번 책자에서는 'E·N·D 이니셔티브'라는 표현을 직접 명시하진 않았다.

앞서 이 구상이 발표되자 진보 진영 내부에서도 'E·N·D'가 '끝'을 의미하는 'END'로 읽히기 때문에 북한이 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을 지낸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12월에 열린 '남북관계 원로 특별 좌담회'에서 "E·N·D 대북 구상은 북한을 끝장낸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불필요한 어휘"라며 "우리 의도는 적대 관계 종식이지만, 북한이나 제3자는 체제 종식으로 오인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책자에서 'E·N·D 이니셔티브'라는 표현이 빠진 이유는 이같은 지적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를 풀어쓴 '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의 포괄적 접근'은 그대로 실려 있다는 점에서 정책의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관계자도 "

대북정책의 기본 방향성과 접근법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핵 없는 한반도를 장기적 목표로 두고 단계적이고 실현 가능한 핵 문제 해법을 모색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현 상태에서 '중단'부터 시작해, 중기적으로 '축소' 단계를 거쳐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해 나가겠다"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비핵화'나 '북한 비핵화' 대신 '핵 없는 한반도'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북측이 거부감을 보여온 '비핵화'라는 용어 사용을 의도적으로 자제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정부는 중점 추진 과제로 △화해·협력 중심의 남북관계 재정립 △북핵 문제 해결과 평화체제 진전 △국민 공감형 남북 교류협력 △인도적 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경제 및 공동 성장 준비 △국민 참여와 국제협력 활성화 등 6가지를 제시됐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