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어지면 중국땅' 최북단에 대규모 농장 지은 김정은의 노림수는?
압록강 위화도에 첨단 농장 건설…경제 협력·관광 활성화 염두
'신압록강대교'도 개통 예정…북중 접경지 영향력 확대하는 북한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북한과 중국의 접경 지역인 평안북도 신의주시 위화도 일대에 첨단 기술이 집약된 대규모 온실농장을 조성했다. 압록강의 섬인 위화도는 중국과도 거의 맞닿아 있는 곳으로, 향후 북한이 중국과의 경제 협력과 관광사업을 염두에 두고 접경지 개발을 본격화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2일 제기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신의주종합온실농장 준공식이 2월 1일 성대히 진행됐다"며 김 총비서가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지난 1년간 이곳을 여섯 번이나 방문했다. 평양에서 신의주까진 223㎞로, 김 총비서의 전용열차로 5시간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 사업에 대한 최고지도자의 각별한 관심을 보여 주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온실농장이 들어선 위화도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인접한 지역이다. 향후 국경이 재개방되고 북중 간 경제·관광 교류가 활성화할 경우 경제적 가치가 커질 수 있는 입지로 평가된다.
위화도는 압록강에서 유입된 모래가 퇴적돼 형성된 섬으로, 인근 황금평·비단섬과 함께 과거 신의주경제특구와 연계해 북중 공동 개발 대상지로 주목을 받은 곳이다. 1964년 북중 국경 협정(조중변계조약 및 후속 의정서) 체결 과정에서 압록강과 두만강 사이의 섬 대부분이 북한 관할로 귀속되면서 위화도도 북한의 '영토'가 됐다. 북중 국경 협정이 비밀리에 체결됐기 때문에 비밀 협정 과정에서 마오쩌둥 당시 중국 주석이 북한에 '선물'로 섬들을 넘겨줬다는 이야기도 널리 퍼져 있다.
위성사진으로 위화도를 보면, 사실상 북중 양쪽 육지에 거의 근접했기 때문에 섬은 섬이지만 고립도는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은 이 지역이 장기간 북중 경제 협력을 염두에 둔 특구 영향권에 있었다는 점과, 여름철 잦은 홍수로 개발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장기간 이곳을 방치해 왔다.
이런 지역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 대규모 온실농장을 조성했다는 것은, 중국의 양해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가능하다. 경제 성장이 시급한 북한의 입장을 중국이 살폈을 것이라는 뜻이다.
신의주온실농장 착공 전 중국의 고위급 인사들이 북한의 온실농장 사업에 관심을 보였던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2024년 4월 '조중 친선의 해' 개막식 참석차 방북한 '서열 3위'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이 강동종합온실농장을 방문했고, 같은 해 7월 취둥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도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와 함께 강동온실을 찾았다.
그 때문에 신의주온실농장이 향후 중국을 겨냥한 수출 거점이나 관광을 염두에 두고 지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은이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교통 여건이 좋지 않고 경제 규모도 크지 않은 지역에 대규모 온실농장을 조성한 이유는 '외화벌이' 때문일 수 있다"며 "이미 중국 자본이 일부 투입됐다는 전언도 있는 만큼, 위화도 일대 개발은 대중 협력을 전제로 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신의주온실농장은 지난해 2월 10일에 착공했다. 행정구역상 신의주시 하단리와 의주군 서호리 일대에 450정보(446만㎡) 규모로 온실농장과 '남새과학연구중심'이라는 종자 개발 및 관리를 위한 연구소가 동시에 들어섰다. 이는 북한이 온실농장사업의 주요 성과로 선전해 온 중평남새온실농장·연포온실농장·강동종합온실농장보다 큰 최대 규모로 볼 수 있다. 이날 노동신문이 공개한 조감도를 보면, 사실상 위화도 전체가 농장으로 꾸려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은 신의주온실농장의 준공을 9차 노동당 대회를 앞둔 '최대의 성과'로 과시하는 모양새다. 통상 6면으로 발행되는 노동신문은 이날 8면으로 발행됐는데, 그중 6면이 신의주온실농장 건설 성과로 채워졌다. 특히 신문은 농장의 준공이 "청년 건설자들이 당 제9차 대회에 드리는 충성의 선물"이라고 묘사하며 농장의 준공을 계기로 지방경제 발전 성과를 과시, 인민을 결속하는 도구로 삼고 있다.
신문은 아울러 온실에 "경영관리와 생산의 일체화를 실현하는 데 이바지하는 지능형통합생산체계가 구현됐다"거나 "양어와 남새(채소) 재배를 겸한 태양열 온실이 설치됐다"라며 이 온실이 '최첨단의 상징'임을 부각하기도 했다.
한편으론 지난 2024년 여름에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이곳에서만 수천 명의 이재민과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는 점에서, 북한 내부적으로는 더 이상 신의주 일대를 '험지'로 방치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됐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24년 여름 수해 때 신의주 일대의 민심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상당수 전문가들이 북한이 신의주의 민심을 다잡기 위해 이번 성과를 5년에 한 번 개최하는 당 대회와 연관지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김 총비서는 추산 6만 5000여 명의 건설자들과 모두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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