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으로 다가온 北 9차 당 대회…'핵 고도화'·'두 국가 고착화' 주목
"NDS 발표, 마두로 사태 등으로 대미 메시지는 자제 예상"
'김정은 주의' 구체화 가능성…'김정은 통치 이념' 확립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향후 5년간의 국정 운영 계획을 결정할 노동당 9차 대회는 2월 초·중순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각 지역 및 중앙당에서 당 대회에 참석할 대표자를 선출하고 이제 최종 일정을 확정하는 절차만 남겨둔 상황이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지난달 24일 당 대회 참석 인원 확정을 위한 기층 당 조직 총회(대표회)와 시·군당 대표회를 마쳤다고 보도한 데 이어, 28일 당 중앙위원회 차원의 대표자 선정까지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곧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주재하는 정치국 회의를 열고 당 대회 일정을 공표할 것으로 2일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서 '핵과 상용(재래식) 무기의 병진노선'과 핵억제력 강화 등 전반적으로 핵 능력 강화를 위한 군사적 조치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남북 적대적 두 국가'의 고착화를 위한 당 차원의 결정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미국에 대해서는 특별한 메시지 없이 계속 상황을 관망하는 전략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21년 제8차 당 대회에서 북한은 '핵·미사일 고도화'를 위한 전략무기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후 북한은 공격 및 정찰용 첨단 드론과,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방사포와 순항미사일, '핵 어뢰' 등 수중무기체계 개발에 집중했다.
군사정찰위성과 첫 '핵무기 발사 가능 잠수함' 및 핵추진잠수함의 건조도 8차 당 대회 이후 새로 등장한 무기체계다. '국가 핵무력 강화'를 위해 첨단 전략무기 개발에 집중해 온 결과다.
그런데 김 총비서는 지난해 9월 국방과학원 장갑방어무기연구소와 전자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하면서 "앞으로 당 제9차 대회는 국방건설 분야에서 핵무력과 상용 무력의 병진 정책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개발해 온 핵 전략무기 개발을 지속하면서, 동시에 한국과의 전쟁을 상정해 유사시 한국을 압도할 수 있는 수준의 국지전용 무기도 강화한다는 방침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해서 얻은 실전 경험이 바탕에 깔린 결정으로 보인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이나 일반 방사포, 자주포 등 첨단무기가 아닌 비대칭 전력이나 재래식 무기체계가 여전히 실전에서 효력을 발휘하는 것을 직접 체감한 바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전의 양상이 변화하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실제로 매우 작아졌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재래식 전력과 핵 전력을 적절하게 결합하는 것이 국제적인 추세"라며 "북한도 이러한 경향을 따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북한이 새로운 비대칭 전력 개발을 위해 인공지능(AI) 체계를 무기에 접목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차세대 무기와 AI를 접목해 어떤 무기체계를 개발할 수 있을지를 파악하기 위한 국방 분야의 과업이 제시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23년 말 남한과의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선포한 이후, 북한은 이러한 당 정책 기조를 반영한 헌법 개정 등을 예고했지만 이를 아직 공식화하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서 '두 국가' 조치의 공고화를 위한 새로운 조치를 추가로 발표한 뒤, 이를 헌법에 반영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노동당 규약의 서문에는 "조국의 통일 발전", "민족대단결의 기치", "조국의 평화통일" 등의 문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로 파악된다. 5년에 한 번 열리는 노동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당 대회를 계기로 북한이 '통일' 등 기존의 남북관계와 관련된 개념을 당 규약에서 완전히 삭제할 수도 있다. 또 '국가 대 국가'의 관계 설정을 더 강화하기 위해 자의적인 '국경선' 등을 선포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다만 미국을 향해서는 기본적으로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면서도 구체적인 메시지는 자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한은 여전히 러시아와의 밀착이 외교의 1순위인 데다가 미국이 북한이 대화로 나설 만한 '구체적 조치'를 공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최근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한국이 '대북 억제'를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새 국방전략(NDS)을 발표함에 따라 북한 역시 대화에 앞서 이에 대한 나름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게 먼저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오는 4월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미 간 접촉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베네수엘라에 군사작전을 전개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것이 북한의 정세 판단에 부정적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기도 하다.
김정은 총비서의 고유의 통치 이념인 '김정은 주의'가 완성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공식적으로는 당 규약에 주체사상(김일성)과 선군정치(김정일)를 바탕으로 한 김일성·김정일주의가 체제의 통치 이념이라고 명문화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김정은 주의' 확립을 위한 당 차원의 조치가 지속돼 온 것으로 파악된다.
'김정은 주의'가 정식으로 공표된다면, 이번 당 대회는 김정은 체제의 통치 이념을 완성하는 대대적인 내부 결속의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선 '김정은 주의'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등장해도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016년 7차 당 대회가 '당·국가 체제의 공식화'라는 의미가 있고, 2021년 8차 당 대회는 '김정은 체제를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단계'였다면, 이번 9차 당 대회는 체제 강화를 넘어 이념적·제도적 우상화를 완결하는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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