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적극 장려하는 北…"한류 막고 젊은층 욕구 해소"
지난해 '평양 피시방' 첫선에 이어…이번엔 게임도 장려
한류 차단과 북한식 문화 선전, '두 마리 토끼' 노린 듯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최근 북한 매체가 주민들에게 'e-스포츠'를 적극 장려하고 나서 그 의도가 주목된다. 북한 젊은세대 사이에서 한류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자, 이들의 '문화적 욕구'를 내부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당국 차원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지난 18일 북한 노동신문에는 '새로운 체육활동방식-전자체육'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신문은 "일명 e-sports라고 부르는 전자체육은 과거 동영상 오락에서 발전한 것으로, 사람이 컴퓨터를 통해 경기규칙에 따라 가상 선수를 조종하며 상대와 겨루는 새로운 체육활동방식"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e-스포츠는) 육체적 능력에 상관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참가할 수 있고, 부상 당할 위험도 없으며, 사람들의 지적능력과 집중력을 높여준다"면서 "다른 나라나 지역에 체류하면서 그곳 기후나 경기장 조건에 적응하지 않고도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고 여러 장점을 나열했다.
게임 문화에 보수적이었던 북한이 관영매체에서 'e-스포츠'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고, 게임의 긍정적인 측면들을 강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노동신문은 e-스포츠를 그간의 '오락' 개념을 넘어 '조직적인 체육 활동'으로 재정의했는데, 이는 주민들에게 게임이 국가에 의해 관리되는 공식 스포츠라는 인식을 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런 변화가 '남북 적대적 두 국가'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북한은 지난 2021년부터 반동사상문화배격법·청년교양보장법·평양문화어보호법 등을 제정함으로써 청년들의 사상 통제를 강화하고 한국을 비롯한 외부로부터의 문물을 차단하는데 집중해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청년층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그동안 북한에는 없었던 새로운 문화적 요소를 도입하기 위한 노력도 보여왔다.
지난해 4월 평양 화성지구에 '콤퓨터 오락관'을 준공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당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딸 주애와 함께 이 오락관을 찾아 "우리나라에 처음 개업하는 봉사분야의 기지"라며 간부들에게 운영 준비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오락관 내외부 모습은 한국의 'PC방'과 거의 일치했는데, 이는 북한이 한국 문화를 철저히 경계하면서도 자신들의 방식으로 재해석·재생산하려는 전략인 것으로 해석됐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한국 등 외부의 자극적인 게임 문화를 완전히 차단하는 대신, 나름의 필터링을 거친 '북한식 디지털 오락 문화'를 보급함으로써 젊은 층을 관리하고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북한이 e-스포츠를 장려함으로써 젊은세대가 신기술에 친숙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임 교수는 "최근 북한은 학생들의 로봇 및 인공지능(AI) 교육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면서 "어린 세대가 컴퓨터 조작 능력과 네트워크 이해도를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게 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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