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도발 의도 없다는 한국 입장 현명…영공침범 반드시 설명해야"(종합)
"군이든 민간이든 한국 영토에서 출발…주권 침해"
"韓, 민간 소행 발뺌 시 수많은 비행물체 목격할 것"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한국발 무인기 침범 사건'과 관련해 "무인기를 운용한 적이 없다"는 한국 국방부의 입장 발표를 유의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군이든 민간이든 한국 영토에서 출발한 이상 국가의 주권 침해라며 한국 정부의 책임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김 부부장은 11일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된 담화에서 "나 개인적으로는 한국 국방부가 우리에게 도발하거나 자극할 의도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그나마 연명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한국 영역으로부터 우리 공화국의 남부 국경을 침범한 무인기 실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책임론을 이어갔다.
국방부는 전날 '무인기 관련 북 총참모부 성명에 대한 국방부 입장'을 통해 "우리 군은 해당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북한이 발표한 일자의 해당 시간대에 무인기를 운용한 사실도 없다"며 민간 영역에서 무인기를 운용했을 가능성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북한을 도발하거나 자극할 의도는 없으며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민간의 무인기 운용 가능성에 대해 "사실이라면 한반도 평화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며 "군경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신속·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주장에 대응해 국가안보실 1차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고 접경지역 안보 상황과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북한은 이번 사안을 '정찰' 프레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노동신문은 전날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인용해 "지난 1월 4일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 하도리 일대 상공에서 북쪽 방향으로 이동하는 공중 목표를 포착해 전자전자산들로 공격, 개성시 개풍구역 묵산리 일대에 강제추락시켰다"고 보도했다. 총참모부는 지난해 9월에도 평양 상공에 한국발 무인기가 침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이번 사안을 특정 정권의 문제로 돌리는 한국 내 인식도 차단했다. 그는 "서울의 현 당국자들은 이전 '윤 망나니' 정권이 저지른 평양 무인기 침입 사건을 남의 일을 평하듯 할 자격이 없다"며 "윤가가 저질렀든 이가가 저질렀던 우리에게 있어서는 꼭같이 한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신성불가침 주권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내에서 저가형 민간 드론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서도 "해당 무인기가 '저가형 상용부품'이니 '민간 매매 기종'이니 하며 중대 국경 침범 사건을 '민간소행'으로 몰아가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군사용이든 민간용이든 우리가 관심하는 내용이 아니다"며 "명백한 것은 한국발 무인기가 우리 국가의 영공을 침범하였다는 사실 그 자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특히 "무인기에 기록된 촬영자료들이 우라늄 광산과 침전지, 이전 개성공업지구와 국경 초소들이라는 사실과 비행계획·비행이력은 어떻게 설명하겠는가"라고 따지며 정찰 목적임을 강조했다.
이어 "설사 민간단체나 개인의 소행이라 해도 국가안보의 주체인 당국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한국 당국은 중대 주권 침해 도발의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고 그 대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민간 소행으로 발뺌하려 한다면 공화국 영내에서 민간단체들이 날리는 수많은 비행물체들의 출현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는데, 이는 한국의 '민간 영역' 설명을 역으로 활용해 북한도 비군사적 수단을 동원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부부장은 끝으로 "이번 한국발 무인기 침범 사건은 한국이라는 불량배, 쓰레기 집단에 대한 더욱 명백한 표상을 굳히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사건의 실체와 별개로 '주권 침해–국가 책임' 프레임을 고정해 대남 압박과 내부 결속을 동시에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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