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제, 인내심 갖자"…한반도 문제 北 감싼 시진핑
李, 중국에 '평화의 중재자' 요청했지만…中, '상황 관망' 입장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7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문제에 대해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한반도 평화'를 추구하지만, 당장은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조치를 취할 의사는 없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4일부터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상하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순방기자단 간담회에서 "북핵 문제를 포함해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 중국이 좀 더 중재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시 주석에게 요청했다"며 "중국이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남북이 쌓아온 적대가 있기 때문에, 대화를 재개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주변국의 도움도 필요하다. 중국에게 그 부탁을 했고, 중국은 그 역할에 대해서 '노력해 보겠다'고 답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 주석의 '인내심' 발언은 중국이 당장은 북한 및 한반도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의사나 여력이 없다는 의사를 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의 공식 서열 2위인 리창 총리도 똑같이 '인내심'을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관세 및 안보 문제로 미국과 대립하는 중국은 아직 외교적 여력을 분산할 때가 아니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는 북한 문제를 '결정적 카드'로 미국에 제시하기엔 때가 무르익지 않았다는 의중일 수도 있다.
실제 중국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이같은 의사를 표현했다.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보도한 관영 CCTV나 환구시보 등의 매체에선 시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나 북한 문제에 대한 언급을 했다는 내용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정상회담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확인했다"면서도 '북한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입장 표명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한반도 평화 안정을 논의하는 주제 아래 다양한 이슈가 다뤄졌다"라고만 답하며 말을 아꼈다.
일각에선 시 주석의 발언이 러시아와 강하게 밀착하는 북한을 중국도 면밀하게 통제하진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한다. 당장 중국이 움직일 의사도 없지만, 실제 움직여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상황 판단이 반영된 발언이라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시 주석의 발언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외부 개입 없이 자기 노선을 더 강화할 시간을 벌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4월 중국 방문을 계기로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정세 분수령' 만들기 구상의 현실화는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제안하면, 중국의 보호 혹은 설득 속에 북한이 나오고 그 과정에서 한국이 개입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는 게 정부의 구상이지만, 중국이 미온적인 상황에서 결정적인 '트리거' 마련이 어렵기 때문이다.
북한은 2021~2025년 국가경제·국방발전 계획을 마무리하고 올해 9차 당 대회에서 새로운 5개년 계획 수립을 앞두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전향적 태도 변화를 보일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북한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한미에 대한 적개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해 12월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핵추진잠수함) 진수 현장에서 한미동맹을 '주종관계'로 묘사하고, 미국이 개입한 베네수엘라 사태를 '국제 사변'으로 지칭하며 핵억제력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방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남북관계는 물론이고 북미 대화도 서두르지 않으면서 체제 강화를 위한 자신들의 실익에 집중하는 것이다.
특히 현재 가장 중요한 외교 파트너인 러시아와의 다방면적 협력을 계속 이어가면서 북러 밀착 중심의 외교적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2월 중에 열릴 9차 당 대회에서도 북한의 유의미한 태도 변화가 감지되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youm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