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아우디' 진열된 평양 자동차 전시장…고급 외제차 누가 탈까

볼보 S90, 도요타 하이브리드 모델 등 외제차 즐비…제재 위반 소지
지난해 '자가용소유법' 개정…중국·동남아에서 중고차 수입 가능성

북한 평양 아미산자동차기술봉사소에 전시된 아우디 차량. (중국 SNS '샤오홍슈' 갈무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 수도의 '뉴타운'으로 알려진 평양 화성지구 3단계 구역에 위치한 '아미산자동차기술봉사소'에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 등의 고급 외제차가 다수 전시된 모습이 1일 포착됐다.

북한에서 대학원 생활을 하고 있는 중국 유학생(닉네임 '恩情博士')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이곳 아미산자동차기술봉사소에는 아우디 A8 시리즈, BMW5 시리즈, 볼보 S90, 도요타 하이브리드 모델 등으로 보이는 외제 차량들이 전시돼 있다. 이 차량들의 번호판에는 '아미산자동차기술봉사소'라고 적혀 이 차량들이 봉사소에서 판매 중임을 알 수 있다.

앞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달 28일 "아미산자동차기술봉사소는 판매와 수리를 비롯한 자동차와 관련한 모든 봉사를 받을 수 있는 종합적인 자동차기술봉사기지"라고 선전한 바 있다.

조선신보는 이곳에서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물론 버스, 오토바이, 동력자전거, 일반자전거, 산악자전거 등을 판매한다고 소개했다. 다만 구체적인 차량의 브랜드를 공개하진 않았다.

북한 '아미산자동차기술봉사소'에 전시된 'BMW'와 '볼보'. (중국 SNS '샤오홍슈' 갈무리)

북한은 2017년부터 '노란 번호판'을 단 개인의 차량 소유를 허용했지만, 차량 등록은 사업소나 기관에만 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법인차로 운영된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2024년 자가용 소유 관련 법을 개정해 개인 명의로 차량 등록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의 사진작가 아람 판은 지난 10월 북한의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해 100여 대의 '노란 번호판' 차량이 시내를 누비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판 씨는 "노란색 번호판의 숫자는 '2001'부터 시작하는데, 평양에서 내가 본 가장 큰 숫자는 5858"이었다"면서 "이는 개인의 소유한 차량이 최소 3858개는 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북한에서도 여전히 고위직이나 자산이 많은 '특권층'을 중심으로 승용차 보유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북한이 개인의 자가용 소유를 허용하면서 최근 중고차의 수입도 활발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 등을 활용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조직적으로 수입할 가능성도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7년 12월에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통해 운송수단의 직간접적인 대북 공급·판매·이전을 금지했다. 모든 산업용 기계류(HS 코드 84·85), 운송수단(HS 코드 86~89), 철강 및 기타 금속류가 여기에 포함된다. 또 2006년에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1718호에서는 마이바흐나 요트 같은 고급 운송 수단을 포함한 호화 물품의 대북 수출을 금지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