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EU에 '한반도 특사' 지정 요청…EU "적극 검토" 호응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유럽연합(EU)에 한반도 문제에 대한 관여를 요청하며 '한반도 특사' 지정을 요청했고, "적극 검토하겠다"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정 장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필립 베르투 주한 프랑스대사를 접견하며 모두 발언을 통해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이 EU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듯 한반도의 평화 공존 문제는 EU의 평화와 안정과 직결된다"면서 최근 벨기에를 방문해 올로프 스쿡 EU 대외관계청 정무 사무차장을 만난 사실을 언급했다.

정 장관은 "스쿡 차장을 만나서 EU에 한반도 문제 관심과 관여를 요청했다"면서 "EU가 한반도 평화 공존 문제에 긍정적 역할을 하기 위해 '한반도 특사'를 지정하고 운영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현재 '한반도 특사'를 운영하는 나라는 중국과 스웨덴뿐이다.

정 장관은 EU 의회 한반도관계대표단에게도 '한반도 특사'를 제안한 사실을 언급하고 "한반도 평화 특사 제안에 대해 의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집행부와 논의하겠다"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정 장관은 베르투 대사에게도 "유럽 중에 북한과 수교하지 않은 나라는 두 나라, 프랑스와 에스토니아"라면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과 책임 있는 역할을 하는 프랑스가 한반도 평화 공존에 대해서 적극적인 역할과 관여를 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정 장관은 "프랑스와 독일이 1차와 2차 세계대전에서 서로를 죽이고 죽고 하는 아픈 역사가 있음에도 지난 3일 독일의 '통일의 날' 행사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참석해 연설하는 장면이 참으로 부러웠다"면서 "한반도에서도 적대와 증오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 공존의 시대를 열어 한반도 평화 공존이 동북아의 평화 공존으로 이어지고 세계 평화로 이어지길 소망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베르투 대사는 "통일부가 추진하는 남북 대화 재개와 화해는 결국 한민족의 의지에 관한 것이겠지만,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희망하는 많은 많은 국가들 지지 속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국가 중엔 당연히 프랑스와 EU가 있다"라고 답했다.

또 베르투 대사는 "프랑스는 국가적 차원과 유엔 차원, EU 차원 등 한반도 상황에 여러 관여와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이 유엔 결의에 반해 핵미사일을 개발할 때도 규탄했으며, 러-우 전쟁에 참여할 때도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면서 "북한의 인권 탄압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 장관은 '제35회 독일 통일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5박 7일의 일정으로 독일과 벨기에를 방문한 바 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