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백승의 위대한 김정은'…새로 등장한 北 노동신문 1면 구호
김정은 공개활동 보도 때 신문 1면 대표 구호 변경 확인
'강대성'·'백전백승' 등 강렬한 느낌 주는 새 구호…김정은 우상화 계속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게재하는 노동당의 '대표 구호'를 2년 만에 변경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의 평앙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 착공식 참석을 보도한 지난 26일 자 신문부터 제호의 오른쪽에 싣는 구호를 '사회주의 조선의 강대성의 상징이시며 백전백승의 기치이신 위대한 김정은 동지 만세'로 변경했다.
다만 변경된 구호는 김 총비서의 공개활동 보도 때만 유효하다.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의 공개활동 보도를 하지 않을 때는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영도 따라 우리식 사회주의 건설의 새 승리를 항하여 힘차게 나아가자'라는 구호를 싣고 있다.
신문은 김 총비서가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16일)을 맞아 체육경기를 관람했다는 지난 18일 자 보도까지만 해도 '우리 당과 국가, 무력의 위대한 수반이신 김정은 동지 만세' 구호를 게재했다. 이는 지난 2021년 1월 개최된 8차 당 대회 이후 등장한 구호다. 노동신문은 약 2년 만에 김 총비서 공개활동 보도 시의 대표 구호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새 구호에 등장한 '강대성', '백전백승' 등의 표현은 이전 구호에 비해 다소 호전적인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에 북한이 올해 들어 대외 '강 대 강' 기조를 강화하면서 대결 구도를 띄우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백전백승'은 항일 투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의미에서 북한이 김일성 주석을 가리킬 때 주로 쓰는 표현으로, 당시의 김 주석을 연상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다. 북한 매체들은 김 주석을 '백전백승의 강철의 영장'이라고 선전하곤 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일제, 제국주의와 맞서 싸운 김일성을 떠오르게 하는 표현을 써서 '백전백승하는 영장', '군사 지도자'로서의 김정은을 선전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며 "올해 미국과의 '강 대 강' 대결 구도를 정당화하는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이 '백전백승' 표현을 군사 분야에만 국한에서 사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올해 국가 정책의 또 다른 핵심 방향인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서의 '승리'를 강조한 표현으로 해석된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는 북한의 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의 3년 차로, 국방 못지않게 경제가 국가의 핵심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시대 들어와 이전에 비해 체제 선전의 핵심적 방향이 담긴 대표 구호가 자주 바뀌는 양상"이라며 "노동신문의 사설·논설, 정론도 증가하는 등 지면을 활용한 김정은 우상화 선전 수요가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총비서를 '강대성의 상징'이자 '백전백승의 기치'로 일컫는 표현 자체가 북한 매체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해부터 김 총비서만의 고유 통치 이념인 이른바 '김정은주의'를 정립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구호 변경도 그 작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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