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모습 드러낸 '류경정주영체육관'…남북 교류협력 시대의 상징
북한, 제10차 청년동맹 대회 이곳에서 개최…김정은은 불참
1999년 착공해 2003년 준공…남북 간 체육 경기 열리기도
- 서재준 기자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의 제10차 청년동맹 대회를 계기로 오랜만에 등장한 '류경정주영체육관'은 남북 교류협력 시대의 상징물 중 하나로 눈길을 끌었다.
이 체육관은 지난 27일부터 진행된 북한의 청년단체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의 대회장으로 사용됐다.
평양 보통강구역 류경호텔 인근에 있는 이곳은 약 1만2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형적인 체육관이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는 '애국 청년' 등 청년단체의 성격을 부각하는 정치적 구호와 함께 노동당의 색채로 실내가 꾸며졌다.
이곳은 김대중 정부 당시 남북 '합작'으로 건설에 합의한 건물이다. 현대그룹이 1998년 10월29일 북한의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와 '실내 종합체육관 건설 및 민간급 체육 교류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하고 1999년 9월에 착공했다. 2003년에 준공됐다.
기본 설계와 주요 자재는 현대 측에서, 노동력과 현지 조달이 가능한 자재는 북측에서 공급했다. 설계 단계에서 계획설계는 북한의 백두산건축연구원이, 실시설계는 현대건설 종합설계실에서 했다.
북한에 위치한 건물 중에서는 매우 드물게 남측 인사의 이름을 따 지어진 건물로 남북 협력 시대의 증거가 되기도 한다. 햇볕정책 시대 남북교류에 물꼬를 튼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 대해 북한이 보여 준 '존경'의 상징이기도 하다.
2003년 10월에 열린 준공식에 참석한 현대아산 등 1000여 명의 인사들이 육로로 평양을 방문했다. 준공식을 기념해 남녀 농구경기와 통일음악회도 열렸다.
2013년에 이곳에서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태극기가 계양되고 애국가가 연주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북한의 비핵화 협상 개시로 남북 평화기류가 본격화됐던 지난 2018년 7월에도 '통일농구' 경기가 열리기도 했다.
북한이 당의 주요 행사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연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특별한 정치적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 남북 교류의 상징이던 곳에서 당의 색채가 짙은 행사가 열린 것은 특이한 일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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