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보다 드론에 미사일 섞는 '복합 타격' 능력 과시…달라진 도발

속도·궤적 다른 무기 통합지휘 하며 운영 능력 과시
한미일 훈련 맞대응 성격…"김정은 불참으로 수위 조절" 해석도

12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6.9.12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북한이 지난 12일 단행한 장거리포·미사일 부대의 합동 타격훈련에 공격용 자폭 무인기(드론)까지 동원하며 '복합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각기 다른 체계의 무기를 하나의 지휘체계로 운영하면서 한미의 대응에 혼선을 주겠다는 의도로 14일 분석된다.

최근 들어 북한은 핵무기의 성능 과시보다 이처럼 성격이 다른 무기를 하나의 지휘망으로 묶어 운용하거나, 신형 무기로 한미 방공망에 허점을 노리는 비대칭성 도발에 더 집중하는 방식으로 패턴에 변화를 주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인민군 각급 연합부대 장거리포 및 미사일 구분대들의 '협동화력습격훈련'이 지난 12일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훈련은 5개 포·미사일 연합부대에서 선발된 구분대들이 참가했으며 공격무인기와 전략순항미사일, 대구경 열압 방사포, 전술탄도미사일 등이 동원됐다.

이번 훈련의 핵심은 다른 계통의 여러 무기를 통합 지휘했다는 데 있다. 유창선 인민군 총참모부 포병국장은 "전략무기 종합관리체계의 구성 계통인 통합화력지휘체계 가동 절차를 숙달하고 여러 전투체계의 통합자동화력지휘 실현의 전문성을 제고"하는 것이 주요 훈련 과업이라고 밝혔다.

'전략무기 종합관리체계'는 북한 매체에서 처음 등장한 말로, 북한이 그간 개발해 온 각종 탄도미사일과 드론 등을 하나의 작전 개념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훈련의 본질은 개별 무기 성능 시위가 아니라 '묶어서 함께 쏘는 능력', 즉 이종 전략·전술 타격수단의 통합 지휘·동시 운용 능력의 시위"라고 분석했다.

핵무기 고도화 극대화한 北, 이제 '빈틈' 노리는 전략무기 실전화에 집중

북한은 2024년 5월 통합화력지휘체계를 '국가핵무기 종합관리체계'의 구성 계통이라고 소개했지만 이번에는 핵무기라는 표현을 빼고 '전략무기 종합관리체계'라는 표현을 썼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통합화력지휘체계의 상위 작전 개념이 이제 핵무기뿐 아니라 드론과 순항미사일·각종 방사포 등 '비핵 타격수단'까지 포괄하는 관리체계로 확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공격용 무인기와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방사포탄은 속도와 고도·궤적이 서로 다르다. 이들이 하나의 타깃을 향해 여러 방향에서 목표에 접근하면 방어하는 쪽은 저속·저고도 표적과 고속으로 낙하하는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요격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이 같은 작전을 사전에 탐지해 원점 타격을 하지 못할 경우 실질적으로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속도와 비행 특성이 다른 무기체계의 통합 운용이 한미 방공망의 목표 계산과 요격 능력에 과부하를 주려는 전술의 발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모든 타격무기체계가 화력 습격의 "일치성과 동시성"을 보장했다고 강조한 것도 비행시간이 다른 무기들의 발사 시점을 조절해 화력을 한꺼번에 집중하는 능력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들 무기가 목표를 "100%의 명중률로 목표를 강타했다"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전 파병 최대 교훈은 '드론 사용 능력'?…공격 무인기와 미사일 결합 작전에 눈길

공격용 자폭 무인기를 방사포·미사일 부대의 작전에 편입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드론을 먼저 투입해 방공망의 탐지·요격 역량을 분산시킨 뒤 순항·탄도미사일과 방사포로 핵심 표적을 타격하는 다단계 공격도 가능한 배치로 보인다. 이번에 처음 등장한 '대구경 열압 방사포'는 강한 열과 압력으로 참호나 갱도, 건물 내부를 타격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서 얻은 교훈을 군사교리에 적극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우크라전 이전 북한의 군사 전략에는 대형 정찰 및 공격 무인기 외에 소형 자폭 드론은 없었다.

이번 도발이 한미일 정례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 에지'가 끝난 직후 실시됐다는 점에서 북한이 3개국을 모두 상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공격용 자폭 무인기와 방사포·전술탄도미사일은 대남용, 전략순항미사일은 대일용"이라고 짚었다.

다만 북한의 정치적 메시지는 비교적 절제됐다는 평가도 있다. 김 총비서 대신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유창선 포병국장이 훈련을 지도했고,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이 아닌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만 소식을 전했다는 점에서다. 또 박 부위원장은 훈련 목적을 "군대가 자기 할 바를 하게 하자는 데 있다"라고 언급하면서 한미를 향한 호전적 언급은 자제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