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정보총국 역할 또 확대…적대적 대남 공작 늘어난다

군사정찰위성·무인기·사이버전 결합 첨단 정보기구로 확대 전망
육·해상 국지 도발, 해킹 등 사이버전 강화 예상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전날인 9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회의에서 논의·결정된 중대한 군사적 대책과 관련한 7건의 명령서에 친필 서명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북한이 노동당의 군사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중앙군사위원회 회의를 열고 대남·해외 공작을 담당하는 정찰정보총국의 기능 확대를 공식화했다.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뒤 공작 기능을 강화해 온 흐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해킹 등 사이버전, 육·해상 국지 도발 등 대남 공작 활동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10일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전날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9기 제1차 확대회의에서 정찰정보총국의 직능과 임무를 다각적으로 확대하고, 군사정찰 및 정보·첩보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과업을 제시했다.

정찰정보총국은 과거 대표적인 대남 공작부서로 알려진 정찰총국을 확대·개편한 조직으로, 군사정보 수집과 대남·해외 공작, 사이버전 등을 담당하는 북한의 핵심 정보기관이다. 군사정보 수집 면에서는 우리 군의 국방정보본부와, 대남·해외 공작 면에서는 국가정보원과 일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찰총국은 천안함 폭침 등 대남 공작성 도발과 각종 해킹·사이버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최근 수년 사이 군사정찰위성과 무인기 등 감시·정찰 자산을 확충해 온 만큼, 정찰정보총국 역시 기존 침투·공작 중심에서 사이버전과 전자전, 우주정찰 역량을 아우르는 조직으로 기능을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접한 드론 운용과 감청, 전자전 경험이 정찰정보총국의 기능 확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전장에서 얻은 현대전 경험을 군사정찰과 정보·첩보 체계에 반영하는 과정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2023년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대남사업을 '적대적 두 국가'로 전환한 뒤 통일전선부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남북 대화·교류 조직을 대부분 폐지하거나 축소·개편했다. 공개 대화 채널은 닫은 반면, 대남 정보수집·공작 기능은 오히려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무인기와 군사정찰 자산을 활용한 감시·정보수집을 확대하고, 해킹과 전자전 등 비물리적 수단을 통한 대남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두 국가' 체제에 따라 새로 자의적으로 설정한 '국경선' 과시를 위해 육·해상에서의 국지도발이나 기타 도발적 행위에 나설 수도 있다.

우리 정보당국도 정찰정보총국의 역할 확대가 북한의 대남 공작과 도발 양상에 미칠 영향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찰정보총국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확대 운영될지 지켜보겠다"라고 밝혔다.

대화기구는 없애고 공작 기능은 강화…"한미일·나토까지 정찰 범위 확대"

전문가들은 정찰정보총국의 과업이 이번 회의에서 군사기지 현대화나 해군력 강화와 함께 별도의 주요 의제로 다뤄진 점에 주목했다. 북한이 정찰정보총국을 단순한 대남 공작 조직을 넘어 핵·미사일 전력 운용과 한미일의 군사 동향을 파악하는 핵심 정보기관으로 키우려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파병하고, 북중러 3각 밀착을 강화하는 등 북한의 외교안보 기조가 한반도 중심에서 국제사회 차원의 '진영 대 진영'의 대립을 추구하는 데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찰정보총국의 정보·첩보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명시한 것은 현대전과 정보전, 사이버전 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며 "기존 정찰총국이 요인 암살과 침투 등 '아날로그 공작'에 강점을 보였다면, 앞으로는 군사정찰위성과 무인기, 사이버·전자전 역량을 결합한 첨단 정보기구로 기능을 확대하려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임 교수는 북한이 "'잠재적인 적수들'이라는 다수형 표현을 쓴 것은 감시 대상이 한국군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시사한다"며 "한미일 안보 협력에 대응해 주한·주일미군과 미국 본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서방 진영 전반으로 정찰 범위를 넓히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단절하는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며 "정찰정보총국의 기능 확대는 북한의 두 국가론과 적대 국가론을 뒷받침하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다. 대남 정보뿐 아니라 해외 정보 수집도 강화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일 공조와 나토 등 대외 정세 전반에 대해 북한이 더욱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려는 흐름"이라며 "대남·대외 부문에서 밀리지 않고 자신들이 판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해킹이나 사이버전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angela0204@news1.kr